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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의 용광로' 뉴욕, 최고의 피자집 가이드

New York

2009.04.23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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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반 크기의 동그란 파이 위에 모짜렐라 치즈, 토마토 소스, 그리고 위에 놓인 베이질 이파리. 감칠맛 나는 하양·빨강·초록색은 언제나 구미를 당기게 만든다.

국적을 불문하고 남녀노소 누구라도 좋아하는 식품 피자(Pizza). 피자의 본산지 이탈리아의 국기가 화이트·레드·그린의 콤보인 것은 우연일까?

이민자의 용광로 뉴욕에서 피자는 얇고 바삭바삭한 파이 위에 버팔로 모짜렐라 치즈, 산마르자노 토마토소스, 스위트 이탈리안 소시지, 안초비, 조개, 닭, 호박, 파인애플까지 무궁무진하다. 피자 대신 만두처럼 만든 칼조네는 어떤가? 뉴욕의 베스트 피자리아를 소개한다.

그리말디(Grimaldi’s Pizzeria)=브루클린 브리지 아래 늘 줄이 길게 늘어선 피자리아. 초록색 간판의 빨간 띠에 자부심에 빛나는 ‘석탄벽돌 오븐(Coal Brick Oven)’이 써 있다. 배짱있게 ‘No 슬라이스, No 신용카드, No 배달’을 명시하고 있는 그리말디 피자리아.

석탄 오븐에서 구워나오는 스모키한 피자가 일품이다. 토핑으로 오븐에서 구워나온 피망을 비롯해 포르토벨로 버섯, 블랙올리브, 미트볼, 버팔로 모짜렐라 치즈 등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다.

입구의 주크박스에서 곧잘 엘비스 프레슬리, 프랭크 시나트라, 냇 킹콜 등의 음악이 흐른다. www.grimaldis.com(브루클린점: 19 Old Fulton St., Brooklyn, 718-858-4300, 호보켄점:133 Clinton St. 201-792-0800, 롱아일랜드점:980 Franklin Ave. Garden City, 516-294-6565).

089(Trattoria Zero Otto Nove)=뉴욕의 진짜 리틀 이태리로 불리는 브롱스 아서애브뉴의 명물 피자리아. 벨몬트 애브뉴에서 ‘컬트’ 레스토랑 로베르토를 열어 명성을 높인 요리사 로베르토 파치울로가 오픈한 피자리아다.

2008 자갓 가이드에 27점을 받은 로베르토에 줄서서 기다리기 싫다면, 089에서 대신 이탈리안 요리를 즐길 수 있다.

089는 이탈리아 산 마르자노에서 온 토마토로 만든 소스가 일품. 감자·모짜렐라 치즈·포르치니 버섯을 넣은 ‘파파테 에 포르치니’($16.95), 모짜렐라와 스모크드 모짜렐라·고르곤졸라·프로볼로네 등 4가지 치즈로 만든 ‘콰트로 포르마지’($15.95)는 간판 피자. 089는 로베르토 푸르길리의 고향 살레르노의 우편번호다. www.roberto089.com(2357 Arthur Ave. Bronx, 718-220-1027).

존 피자리아(John’s Pizzeria)=타임스스퀘어와 블리커스트리트에 있는 존 피자리아. 모짜렐라 치즈, 토마토 소스의 기본 피자 마거리타를 비롯, 토마토 소스 없이 리코타와 모짜렐라 치즈만 사용한 하얀 피자 ‘피자 비앙카’ 마늘을 양껏 넣은 마리나라 피자가 유명하다.

햄과 파인애플을 넣은 하와이안 피자도 있다. 타임스스퀘어는 교회 건물을 개조한 피자 레스토랑으로 스테인드글래스가 훌륭한 눈요깃거리. www.johnspizzerianyc.com(타임스스퀘어점: 260 West 44th St. 212-391-7560, 그리니치빌리지점: 278 Bleecker St. 212-243-1680).

패치(Patsy’s Pizzeria)=그리말디 가문과 이름을 두고 소송을 벌인 패치는 이스트할렘에 본점이, 첼시와 미드타운 등 맨해튼 6곳에 지점을 두고 있다. 석탄 오븐에서 구워내는 파이가 쫄깃쫄깃하다.

무역업에 종사하던 이탈리아계 이민자 패치 란치에리가 1933년 이스트 할렘에 패치 피자리아를 오픈했다. 조카인 패치 그리말디가 10살 때부터 삼촌 란치에리 밑에서 석탄벽돌 오븐 피자를 배운 후 브루클린 다리 아래 그리말디를 오픈해 패치와 숙명의 라이벌이 됐다. www.patsyspizzeriany.com(미드타운: 509 Third Ave.@34th St. 212-689-7500, 할렘: 2287 1st Ave.@117th St., 212-534-9783).

닉스(Nick’s)=퀸즈 포레스트힐에 오픈해 맨해튼으로 진출한 피자리아. 석탄도 나무도 벽돌 오븐도 아닌 가스 오븐에서 나오는 피자지만 수준급이다. 프랑스의 자갓 가이드 ‘미셸린’이 추천한 피자 레스토랑이다.

슬라이스를 팔지 않는 대신, 토마토 소스를 넣은 레드·화이트로 절반씩 주문할 수도 있다. 버섯·마늘·가지·미트볼·프레시 토마토 토핑이 인기있다. www.nicksnyc.com(포레스트힐점:108-26 Ascan Ave, 718-263-1126, 맨해튼점: 1814 2nd Ave@94th St. 212-987-5700).

롬바르디(Lombardi’s Pizzeria)=맨해튼 리틀 이태리의 롬바르디는 100세가 넘은 역사를 자랑한다. 1897년 식료품점으로 문을 연후, 1905년 피자리아로 오픈한 롬바르디는 ‘미 최초의 피자리아’라고 주장하고 있다.

석탄 오븐을 사용하는 롬바르디는 맨해튼에서 찾기 힘든 조개 피자를 구워 낸다. 진짜 조개 피자의 맛을 보려면 뉴헤이븐의 예일대 앞 ‘프랭크 페페’(203-865-5762)로 가야 하지만. www.firstpizza.com(32 Spring St. 212-941-7994).

투 부츠(Two Boots Pizzeria)=1987년 뉴욕에 첫 오픈해 맨해튼에만 7개 지점으로 확장한 피자리아. 톱 피자리아 대부분이 슬라이스를 팔지 않는 반면, 투 부츠는 조각 피자 전문으로 제공하는 피자리아. 두 개의 장화는 피자의 고향인 이탈리아의 클래식 스타일에 뉴올리언스의 케이전 요리를 접목한 피자리아를 상징한다.

투 부츠는 콘밀을 넣어 바삭바삭하고 고소한 빵에 창의적인 토핑이 트레이드마크다. 영화배우 존 워터스, 베트 미들러를 상징하는 ‘미스터 핑크’와 ‘어스 마더’ 재즈 뮤지션 찰리 버드 파커에서 영감을 얻은 ‘버드’ 시트콤 ‘제리 사인펠드’의 캐릭터를 딴 ‘뉴만’ 등이 메뉴에 등장한다.

토핑 종류는 닭·케이전 햄·가지·아티초크·소프레사타·베이컨·간 쇠고기·체다 치즈 등 무궁무진하다. www.twoboots.com(그랜드센트럴점: Lexington Ave.@42nd St. 212-557-7992, 이스트빌리지점: 42 Ave.A 212-254-1919).

디파라(Di Fara)

2008 자갓 서베이에서 27점으로 피자 최고 점수를 받은 브루클린 미드우드의 허름한 가게. 1963년 도미닉 마르코가 유대인 동네에 연 피자집이다.

누가 피자를 패스트푸드라고 했나. 디파라에게 피자는 ‘슬로 푸드’다. Q트레인을 타고 J애브뉴에서 내리는 긴 여행 끝에 도착하는 허름한 코너 피자리아. 방앗간의 참새들처럼 카운터에 매달려 포마드 차림의 단정한 ‘피자 마스터’ 마르코씨가 느린 속도로 피자 만드는 것을 구경하는 사람들의 광경이 정겹다.

주문에만 30여분, 토핑이 독특할 경우 1시간여 기다려서 피자를 먹는 경우도 생긴다. 하지만 누구도 서두르지 않는다. 익히 디파라의 명성을 알고 뉴저지, 스태튼아일랜드, 혹은 런던에서 온 관광객들도 오래 기다렸다가 감미롭게 먹는다.

토핑으로 아티초크·포르치니 버섯·브로콜리 랍&소시지·버섯&양파·판체타(이탈리안 베이컨) 추천. 라운드보다 시칠리아 스타일의 두꺼운 사각 파이가 더 맛있다. 슬라이스도 판다(1424 Avenue J, Brooklyn, 718-258-1367).

글·사진=박숙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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