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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의 광장] '소극적인 남자, 적극적인 여자'

Los Angeles

2009.04.23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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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웅진/좋은만남 선우대표
30대 중반의 노총각 L씨. 얼마 전 주변 소개로 한 여성을 만났는데 첫 만남부터 여성이 적극적으로 호감을 나타내는 것에 조금 당황했다.

그녀가 싫은 건 아니지만 계속 먼저 문자를 보내고 연락하는 그녀에게 일일이 답장을 하기도 번거로울 지경이다.

자기처럼 성격이 소극적인 남자는 적극적인 상대를 만나야 일이 될 것 같으면서도 '여자가 너무 나선다'는 생각을 안할 수가 없다. 연락을 많이 하는 그녀가 이상한 건지 그걸 부담스럽게 생각하는 자신이 이상한 건지 생각이 복잡하다.

이런 생각을 하는 남성들이 적지 않다. 먼저 다가갈 기회를 안주고 먼저 연락을 하니까 오히려 거리감이 생긴다는 것이다.

하지만 연애를 할 때 남성이 리드하고 여성은 따라와야 한다는 생각은 성차별적이기도 하고 연애의 본질과는 사뭇 동떨어진 것이다.

30대 초반의 K씨는 최근 아주 쓴 경험을 했다. 모처럼 소개를 받은 자리에서 괜찮은 남성을 만난 그녀. 말이 잘 통했던 두 사람은 그날 아주 유쾌한 만남을 가졌다.

하지만 남성은 해외출장이 많아 아주 바쁜 사람이었다. 1번 만나고 나면 1달 출장 그리고 또 얼마간의 공백이 이어지는 날이 계속됐다. 그는 시차적응 업무 마무리 등으로 많이 바빠 그녀에게 제대로 연락을 못했다.

두 사람이 만나기 어려웠던 건 남성의 바쁜 스케줄 외에도 K씨의 망설임 때문이었다. K씨는 '내가 먼저 전화하면 자기를 많이 좋아한다고 생각할텐데…'라는 생각을 했고 그래서 그에게 전화 거는 일이 망설여졌다.

이렇게해 차일피일 미뤄지던 두 사람의 만남은 얼마 후 끝이 났다. 만일 K씨가 바쁜 남성을 대신해서 먼저 연락을 했다면 만남이 계속 이어졌을 것이고 두 사람의 관계도 달라졌을 것이다.

이렇듯 적극적인 여성에 대한 편견은 남성 뿐 아니라 여성 스스로도 갖고 있다. 먼저 다가가고 프로포즈하면 자신이 상대를 더 많이 사랑한다고 생각할까 걱정하는 것이다. 많이 사랑하는 게 왜 자존심 상하는 일인가.

남녀관계에서 어느 한쪽의 적극성은 두 사람을 달궈주는 계기가 된다.

좋아하는 여자가 있을 때 남자는 당연히 그 여자가 자신을 좋아해 주기를 바란다. 남자의 감정에 확신이 가지 않을 때 여자가 적극적이면 오히려 거기에 끌려 사귀게 될 수도 있다. 결국 상대가 마음에 들면 남자든 여자든 적극적이어서 나쁠 건 없다는 것이다.

여성들은 연애를 할 때 매너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그 매너라는 것의 개념을 정리해봐야 한다. 여자가 앉을 때 의자를 밀어주는 매너는 중요한 게 아니다.

매너는 상대에 대한 배려이다. 남성이 좀 무뚝뚝하고 매너가 없어 보이더라도 따뜻한 마음이 느껴지면 된다.

리드 잘하고 매너 좋은 사람이 연애상대로 좋을지는 모르지만 그 사람과 연애만 하고 끝낼 게 아니라면 매너 뒤의 본 모습을 볼 줄 아는 안목이 필요하다.

우리가 흔히 아는 매너는 이성 경험이 많으면 터득하게 되는 것이므로 매너가 좋다는 건 그만큼 연애경험이 많다는 얘기도 된다.

남녀관계에서 누가 리드하고 누가 따라가는가는 공식처럼 정해져 있지 않다. 리드한다고 더 좋아하는 것도 아니다.

중요한 건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었고 그 사람이 보고 싶고 같이 있고 싶다는 것이다. 그런 마음을 표현하는 건 아름다운 감정의 발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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