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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장수브랜드-5] 야쿠르트, '균을 사 먹으라니···' 한때 곤혹

"뭐? 균을 돈 주고 사먹으라니 무슨 미친 소리야."

1971년 8월 출시된 요구르트(사진)를 접한 사람들은 이렇게 화를 냈다. 한국야쿠르트는 생각다 못해 사람들을 모아 버스에 태워 경기도 의왕에 있는 공장으로 데려갔다.

이곳에서 이들에게 발효유를 나눠준 뒤 유산균의 유익함을 알리는 홍보 영상을 틀어줬다. 1기로 이 회사에 입사한 김순무 부회장은 "유산균이 장 속에서 증식하며 나쁜 균을 없앤다는 내용의 영상을 본 사람들은 엄청나게 놀랐고 일부는 토하기까지 했다"고 회고했다.

유산균의 좋은 점이 입소문이 나 요구르트가 인기를 끌기까지는 그로부터 2년이 넘게 걸렸다. 이 회사 백영진 고문은 "그후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일본에서 들여온 기계를 스스로 고치고 설비를 추가해 3교대로 24시간을 돌렸다"고 말했다.

원료인 탈지분유가 부족해 남대문시장에서 1㎏짜리 포대 분유를 부랴부랴 구해 쓴 일도 있었다.

국내 최초의 유산균 음료 요구르트의 탄생은 종균 그리고 온도와의 싸움이었다. 건국대 축산대학장이었던 한국야쿠르트 초대 사장 고 윤쾌병(1923~2000) 박사는 일본 니혼대 농수의학부를 졸업해 일본과 인연이 많았다.

친분이 있던 시로다 미노루(1899~1982) 박사가 개발한 유산균을 이용해 만든 요구르트가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윤 박사는 "유산균 발효유를 한국에도 보급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일본야쿠르트 회장을 맡고 있던 시로다 박사를 설득했다. 자본금은 친척인 윤덕병 창업주가 댔다.

일본에서 유산균 종균을 공급받는 대가로 지분 38.3%를 넘기는 합작 계약을 70년 맺고 직원들이 일본으로 건너가 노하우를 배워왔다. 유산균 종균을 들여와 10~12배로 배양해 물을 섞는 방식이었다. 보통 발효유는 최장 12시간 발효하면 되지만 요구르트는 72시간 넘게 중간에 온도를 바꿔주면서 발효해야 했다.

연구원 15~16명이 매일 밤 균주와 씨름했다. 종균을 7~8개월에서 1년 정도 쓰면 활력이 떨어져 다시 들여와야 했다. 이후 81년 자체 기술로 종균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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