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음이 짙어 가는 6월입니다. 오는 21일 아버지의 날을 앞두고 오늘은 둘루스에 사는 김성혜 씨가 20년 전 아버지의 날 이후 오랜 만에 쓴 손편지를 보내주셨습니다. 49년 전 4대가 함께 미국으로 이민 와 시끌벅적하게 살던 때가 유난히 그리운 요즘, 코로나19 여파로 자주 만나지는 못해도 마음만큼은 항상 부모님과 함께라는 성혜씨의 사랑이 전해집니다.
아버지!
5월은 가정의 달이라고 행사가 참 많네요. 코로나로 교회도 시니어대학도 못 간지가 두 달이 넘었어요. … 49년 전 할아버지, 할머니, 부모님, 우리 5남매, 제 아들까지. 우리는 그때 4대에 10식구였지요. 일하는 엄마 대신 저를 지극 정성으로 돌봐 준 할머니와 외가의 추억이 어린 아기에겐 평생 소중한 기억으로 남았어요. … 코로나로 같은 미국에 살면서도 오래 못 만나니까 그때 시끌시끌하고 복작복작하던 때가 생각나고 또 그립네요. 상 하나론 모자라던 휴일 아침, 그 밥상엔 한창 자라는 동생들 4명, 맛없는 게 없고, 없어 못 먹지였지요.
72년, 미국의 우표가 10센트였던 듯, 한인 없는 대학촌에 와 살면서 열심히 편지를 썼지요. 주말마다 한국에서 미국으로 쓰던 것을 미국에서 한국으로요. … 답장은 주로 아버지로부터 받으며 미국 생활의 낯설음과 한국에의 그리움을 달랬지요. … 큰 아이 교육 문제, 태어날 둘째, 미국인 이웃들의 친절, 사랑이 우리를 미국에 더 머물게 했지요. 그때, 우리는 젊었고, 뭘 몰라서 겁도 없었지요. … 2014년 1월, 74년부터 이곳 저곳, 오하이오에서 30년, 40여 년의 교수직에서 은퇴, 조지아 애틀랜타로 내려왔지요. … 아버지! 2년 전부터 시력이 나빠져 저한테 책을 못 보내주시는 데 괜찮아요. 40여 년 동안 한국책, 선교테잎을 보내주셔서, 미국 생활에서 느끼는 어딘가 허전함을 많이많이 채워 주셨어요. … 할머니가 새벽마다 드린 그 간절한 기도가 우리 5남매가 살면서 큰힘이 됩니다. … 이제 아버지, 엄마 두 분 모두 인생 대학의 9학년 몇 반이고, 우리들도 7학년 2, 6학년 2, 5학년이 되었네요. 모두 건강하게 살고 있으니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감사 하지요. … 참, 애틀랜타에선 매일 아침 한국 식품점이나 식당 앞에 신문 Free pick up이 가능해요. 신문을 한아름 안고 나오면서 “하나님 감사” “웬 복이냐 감사” 그러니, 책 못 보내주셔서 걱정 마세요. Free pick up!! 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