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3일 금요일 퇴근 길에 사무실에서 읽던 책을 가방에 넣을까 말까 잠시 고민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날 이후 재택 근무로 전환됐고 3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그 책을 가지고 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상상도 못한 일이죠.”
시더스·사이나이 건강형평성연구소에서 커뮤니티 아웃리치 코디네이터로 일하고 있는 김동희(사진)씨는 아직 사무실에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그는 평소 암 예방세미나를 개최하거나 건강박람회를 통해 암 조기발견을 위한 연령별 검사법을 안내하는 일을 해왔다. 코로나 사태가 벌어지면서 모든 오프라인 행사가 취소 및 연기됐다. 처음엔 막막했다. 사람을 직접 만나서 교육하고, 암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하는데 사람을 만나는 일 자체가 어려워진 것이다.
하지만 온라인 교육시스템을 구축했고 이를 통해 20명이 헬스 네비게이터 교육을 받았다. 총 15시간의 교육과정인데, 시간을 내기 어려웠던 사람들이 오히려 일상이 멈춘 덕분에 교육을 받았다. 이들 헬스 네비게이터들과 한인사회 암 예방 교육을 함께 해나갈 계획이다.
-사태를 나름 분석해본다면.
인간은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 앞에 무너질 수 있는 약한 존재임을 확인한 시간이었다. 삶의 의미나 진정한 가치, 정말 소중한 것들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
-조직이나 개인적인 삶은 어떻게 바뀔까
사람을 직접 만나는 것이 힘들 것 같다. 다행히 온라인 교육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이뤄지고 있고 전문 교육을 받은 네비게이터들도 활동을 시작할 계획이라 온라인으로 만나서 교육하게 됐다.
-코로나가 진정되고 먼저 하고 싶은 것은.
지난해 여름부터 계획에 있던 한국방문이다. 매년 부모님을 찾아뵌다고 해도 앞으로 몇 번이나 뵐 수 있을까 싶다. 20명의 네비게이터들과 온라인으로 만났지만 아직 오프라인에서는 모임을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