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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body care what your T-shirt says.' 네 티셔츠에 뭐라고 쓰여 있든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고? 왠지 아우라가 느껴지면서 아이로니컬하게도 신경이 쓰인다.
좀 더 시간을 거슬러보자. 1980년대 록 뮤지션들은 사회적 이슈가 담긴 티셔츠를 입고 무대에 섰고디자이너들 역시 티셔츠에 특별한 메시지를 담아냈다.
이쯤 되면 티셔츠는 더 이상 패션의 영역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나의 정체성을 말해주는 동시에 시대를 반영하는 하나의 문화현상이다.
슬로건 티셔츠의 도발적인 매력
영국 디자이너 캐서린 햄넷은 탄도 미사일 개발을 반대하는 티셔츠를 입고 마가렛 대처 총리를 만나는 담대함을 보였다. 사회적 메시지를 티셔츠에 담기 시작한 원조 디자이너라 할 수 있다.
그는 이후 반항하는 젊음(Revolting Youth)이라 쓰인 티셔츠를 만들어 청소년들에게 투표권의 소중함을 일깨웠다. 또 최근엔 브랜드 H&M과 함께 에이즈 캠페인 티셔츠를 입고 모델로 직접 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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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오다노는 유머를 모티프로 'Cheer Up 캠페인'을 시작했고 다양한 문화 예술 프로젝트를 선도해온 쌈지는 '아름다움이 세상을 치료한다'를 주제로 캡슐 티셔츠 프로젝트를 시행한다.
작가 100여명과 작업했다는 쌈지 마케팅팀의 이의선 팀장은 "아티스트 콜라보레이션이 트렌드가 된 요즘 멀리 내다 보고 지속적으로 캡슐 티셔츠 캠페인을 펼치려 한다"고 소개했다. 아티스트 콜라보레이션이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까딱하면 상업적인 성격이 두드러질 우려가 크다.
트렌드정보사 PFIN의 이현주 수석팀장은 문화예술을 표방하더라도 궁극의 목적은 결국 상업성을 띠기 마련이라고 꼬집는다.
"예술의 순기능 이를테면 사회의 매너리즘에 대한도전이나 새로운 가능성 제시 등 파워풀한움직임을 보기 힘들어졌죠. 예술계가 그들만의 리그에서 벗어나 대중들과 소통할 기회를 마련했다는 측면과 대중들의 눈높이가 높아지고 까다로워졌다는 점은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유니클로 UT 전시에 참여한 현대미술 작가YP는 "실제로 기업들과 작업해보니 대부분 1회성 프로젝트에 그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신진아티스트들의 신선한 이미지를 단지 기업의 이익만을 위해 소비하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는 그는 "지속적으로 아티스트들과 교류하며 같이 발전해 갈 수 있는 콜라보레이션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세라 기자
사진=황정옥 기자
모델=곽동원 이성경
촬영 협조=유니클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