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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얼 트렌드 사전] 버뮤다 팬츠

New York

2020.06.28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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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남녀 핫 패션 아이템 중 하나가 바로 ‘버뮤다 팬츠’ 또는 ‘버뮤다 쇼츠’로 불리는 옷이다. 무릎이 보일 정도 길이의 반바지로 요즘 젊은 층에선 비슷한 컬러·옷감의 재킷과 함께 한 벌로 입는 게 유행이다.

6·25전쟁 70주년인 오늘 하필 버뮤다 팬츠를 떠올린 건 20세기 패션사에서 ‘전쟁’과 ‘군복’은 다양한 변환점을 제시하며 큰 영향을 줬기 때문이다. 아쿠아 스큐텀과 버버리가 영국군이 입던 레인 코트를 민간인을 위한 트렌치코트로 탄생시켰고, 레이밴은 미 공군 조종사들이 애용했던 선글라스를 토대로 지금의 보잉 선글라스를 만들었다. 봄부터 ‘옷 좀 입는다’ 하는 이효리·차승원 등 남녀 연예인들이 즐겨 입는 점프 수트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에서 독일군의 공습에 대비해 신속히 옷을 입을 수 있도록 지퍼가 달린 올인원(일체형) 옷을 만든 게 시작이다.

버뮤다 팬츠 또한 제2차 세계대전과 연관이 깊다. 당시 버뮤다 지역에 주둔했던 영국 군인들은 더운 날씨 때문에 군복 바지를 잘라 입었다. 전쟁으로 여러모로 물자가 부족했던 상황에서 남자직원들의 적절한 의복을 걱정했던 버뮤다의 한 은행 간부가 재단사에게 영국군을 모델로 비즈니스용 반바지를 의뢰한 게 버뮤다 팬츠의 시작이다.

없으면 없는 대로 일상을 아름답게 헤쳐 나갔던 디자이너들의 창의력에 새삼 놀라면서, 패션이 전쟁에 빚지는 일이 더는 없기를 바라본다.


서정민 / 한국 스타일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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