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의 현장을 찾아서-3] 법주사 '잠재 신자 2만여명···적극 포교'
효행단·불교강좌 등 생활 속 불교 표방
'기독교·가톨릭 등 타종교 존중해야'
A: 그렇지 않다. 오히려 더 중시한다.
메릴랜드 브룩빌에 자리잡고 있는 법주사 주지 허관 스님은 육군 군승(대령) 출신으로 효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강조한다. 국방부 근무 시절 ‘효행단’을 만들어 자식된 도리로서 효를 강조했으며 지난 2005년 법주사 주지로 부임하자 마자 여기서도 부모를 모시는 ‘효행단’을 세웠다. 법주사에는 현재 130개가 넘는 위패가 모셔져 있다.
허관 스님은 “효행단(기념의식은 천도제)은 이민생활을 하며 여러가지 이유로 부모를 모시지 못해 마음의 고통을 당하는 사람들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 효행단을 통해 유족들이 부모를 계속 공경하고 심리적인 안정감을 찾을 수 있기 때문에 현실에서의 삶을 보다 충실하게 영위할 수 있다고 한다. 법주사에는 허관 스님의 부모님 위패도 모셔져 있다.
효행단과 함께 있는 호국영령 위패에는 허관 스님이 강조하는 충효 사상이 잘 녹아 있다. 허관 스님은 “기본인 효를 행하면 더 나아가서 국가에 충성하게 된다”며 “특히 미국의 수도 워싱턴에는 전쟁터에서 희생당한 호국 영령들이 많아 의미가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허관 스님은 인간 상호간의 소통 문제도 언급했다. 현대인의 삶에서 인터넷 등으로 대화의 장은 점점 늘어나고 있지만 자신의 생각과 믿음만 옳다는 외골수 삶들도 적지 않아 문제라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허관 스님은 “불교는 다 인정한다.
특히 윤리·도덕은 공통이어서 종교마다 다르지 않다”며 “교리를 놓고는 남을 탓하지 말고 인정하는 것이 기본이 되야 한다”고 강조한다. 기본도 갖추지 않고서 어찌 불자, 신자 행세를 할 수 있냐고 호통치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허관 스님은 개신교 목회자나 가톨릭 신부들과도 교제를 나눈다. 워싱턴 지역에서는 군목 중령 출신인 손인화 목사, 박윤식 목사 등과 교분이 깊다. 허관 스님은 “요청이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불교 관련 강연을 할 수 있으며 법주사 자체를 ‘소통의 장’으로 사용할까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불교가 포교에 소극적이라는 일반의 인식을 바꾸는 데도 적극적이다. “워싱턴 한인을 10만으로 볼 때 약 80%인 8만명이 종교 생활을 하지 않는다는 통계가 있다. 이중 잠재 불교 신자는 약 30%로 2만명이 넘는다. 포교 대상은 무한대“라며 포교에 자신감을 나타낸다.
이를 반영하듯 법주사는 ‘생활 불교’를 강조한다. 허관 스님이 역점을 둔 생활 교리는 “밝게 알고 올바르게 행하자”다. 이는 ‘세상의 이치를 정견으로 보고, 바른 생활·태도·언어 등을 행하면 직업 등에서 안정된 생활 자세를 가질 수 있다’는 뜻이다.
매년 2월 12주 과정으로 여는 불교교양대학도 삶 속의 불교를 실천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일반인 또는 불자들이 아주 쉽게 불교 전반에 대해 알도록 교재를 만들고 강의를 한다. 무료로 진행되는 이 과정을 졸업한 사람만 벌써 90명에 달한다. 허관 스님은 “동국대 불교학과 4년 과정을 집약했다”고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최근 경제 위기로 고통받는 한인들을 위해 그는 “인생은 일기 변화와 같은 것”이라며 “희망을 버리지 말고 기다리면 미래가 보일 것”이라고 화두를 던졌다.
법주사는 지난 1983년 창립돼 올해 26주년을 맞았다. 연화부수(연꽃이 물에 떠있는 형상) 4 에이커의 현 부지로 옮긴 것은 지난 2002년. 매주 일요일 11시 법회, 셋째 일요일 법회 이후에는 천도제를 지낸다.
올해 오픈한 인터넷 카페(cafe.daum.net/washingtonbubjusa)와 ‘한국 암자 50개’ 등 불교 방송의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쉽게 접할 수 있다.
▷대한불교 조계종 법주사(주지스님 허관): 19712 Golden Valley Ln., Brookeville, MD 20833, 301-570-8040, [email protected]
글 송훈정·서인구 기자
■허관스님은 누구…육군 대령으로 예편
중학생 3학년 때 출가해 석성우 스님(현 불교TV 회장)을 은사로 모셨다. 동국대 불교학과를 졸업하고 1978년 육군 군승(대위)으로 임관했다.
군 복무중에도 틈틈이 학업을 계속해 경북대에서 교육학 석사, 영남대에서 행정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25년의 군승 활동을 통해 절제되고 박력있는 모습이 몸에 배었으며 ‘암자 스님’에 비해 편하게 느껴져 일반인들이 더 가까이 접할 수 있다는 평이다.
2003년 군종 최고 계급인 대령으로 전역한 뒤 불교TV 방송 등에서 활동하다 2005년 초파일날 법주사로 부임했다. 메릴랜드한인회 이사로 활동하는 등 지역사회에 적극 참여하고 있으며 어린이나 성인들에게 한자를 가르칠 계획이라고.
법주사를 창립한 장제원 스님의 간곡한 부탁으로 워싱턴에 왔으며 법주사에서 생을 마칠 각오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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