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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수평선

New York

2020.07.24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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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욕적인 태양의 패배
아량을 베푸는 하늘
거대한 산의 찢김과 바다의 잔잔함이 만들어낸
생명의 형태를 허용하지 않는
붉은 빛 직선의 길

부유하는 바람과 태양을 삼키는
바다의 놀라운 힘
정적에 쌓인 파도는 검게 빨갛게
빛을 잠재우며 오늘을 떠나 보낸다

작은 잎새도 풀잎까지도 바람부는 방향으로 눕는 오늘
수평선 저편
상상의 나래는 우리에게 행복을 안기는
자연의 앞섶인가 달이 지구의 거울이라면
내일의 빛을 낳는 행복의 장소여

찢기는 가슴의 두근거림으로
끊임없이 서성거리는 고향의 허기가 묻히는 문턱에
탐험가의 무의 상태를 벗어난
삶의 메아리를 만들어 내는 바위같은
해질녘 아픔을 담은 수평선이여


정숙자 / 시인·아스토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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