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자신들이 B형간염에 감염됐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고 살았는데 그 이유가 보균자인 어머니는 지금 70이 넘어도 건강하게 잘 지내니 자신들도 그러리라 믿었다는 것이다.
즉시 간암 세포가 형성된 아들에게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하게 하고 간암 절제수술을 받았지만 6개월 후에 사망하고 말았다.
나머지 두 아들은 다행히 간암으로 진전되지 않은 간염상태라 항바이러스제를 즉시 시작했다. 계속 치료를 잘 받으면 세상을 떠난 형제처럼 될 가능성은 적다고 본다. 이렇게 어머니가 보균자일 경우 주치의들은 그 자녀들을 계속 관찰해야 한다.
■ 조기치료에 따라 달라진다
88년~90년 2년동안 B형간염 백신을 맞지 않은 한인 6130명을 조사했더니 6.1%가 감염 상태였다. 그대로 방치할 경우 위의 케이스처럼 간경화 간암으로 발전될 가능성이 20~40%로 상당히 높다. 첫 감염에서 간암까지는 20년~40년 정도 걸린다.
무증상이기 때문에 증세가 느껴지면 이미 악화된 상태라 정기검사와 조기진단이 관건이다. 과거 한국에서는 치료약이 없었기 때문에'(그저)잘 쉬고 잘 먹으라'고만 의사들이 말했다. 지금도 한인 중에는 간질환엔 치료약이 없는 줄 아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지금은 치료약이 많이 나와 있고 효과도 뛰어나 치료가 가능한 질병이 됐다. 문제는 조기발견에 있다.
■ 일반 의사들도 간질환 지식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10년전 49세 한인여성은 어머니가 간암으로 사망했을 때 비로소 자신의 보균 사실을 알았다. 그 당시 미국에서 유일한 치료약인 인터페론(Interferon) 주사약을 4개월 동안 맞은 후 계속 정기 검진을 해오고 있던 중에 간암의 위험성을 잘 알고 있는 주치의가 최근 AFP(알파피터푸로틴간수치 검사)를 측정해 볼 것을 권했다.
뜻밖에 수치가 높았고 간 초음파 사진에서 5cm의 간암을 발견했다. 이처럼 의사가 기본 지식을 갖고 필요할 때 조기 검사를 실시 초기에 찾아내 치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한혜원 박사는…
- 서울대 의대졸업.서울대 병원에서 임상수련
- 필라델피아 토마스 제퍼슨의대교수.동 대학병원 간질환 예방센터 소장
-B형간염 바이러스로 인한 만성간염 간경화 간암 교육 및 예방퇴치 운동에 앞장
-수상:'우수 지도자상'(99년미국 B형간염재단) '디스팅기쉬트 도터 어브 펜실베이니아 어워드'(2003년펜실베이니아 주지사) 등 18개 부문 수상.
김인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