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 - 7급 공무원] 신분 숨긴 정보원의 일과 사랑
'능청' 김하늘·'뺀질이' 강지환 환상 콤비
감독 : 신태라
주연 : 김하늘·강지환
장르 : 로맨틱 코미디
등급 : 등급없음(12세 이상 관람 가능)
상영관: 엠팍극장
수지의 정체를 모르는 재준은 실망감에 이별을 통보하고 러시아로 유학을 떠나버린다.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어느날 수지는 우연히 귀국한 재준과 마주친다. 그런데 이번엔 사정이 다르다. 지난 3년간 재준은 러시아에서 국가정보원 훈련을 받은 첩보원이었다. 서로의 정체를 모르는 이들은 옛정을 되살리려 노력하지만 현실은 꼬이기만 하고 급기야 적으로 오해하면서 해묵은 상처가 되살아난다.
이들은 과연 임무완수와 사랑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까.
헤어진 두 남녀가 첩보원이 되어 다시 만난다는 이야기인 '7급 공무원'은 한국적인 정서를 듬뿍 담은 첩보영화다. '007 시리즈'처럼 고급 스포츠카와 미녀가 등장하지도 않고 '미션 임파서블' 같은 두뇌싸움을 담지도 않았다. '본' 시리즈 같은 스릴러 첩보물도 아니다.
그러나 한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문화적 정서를 듬뿍 담은 로맨틱 코미디인 영화는 박장대소를 터트리게 하는 수많은 '장치'를 곳곳에 배치했다.
첩보원 수지는 서른을 넘긴 미혼녀. 늘어가는 목주름을 걱정하고 새 애인을 사귀고 싶어도 20대를 함께 보낸 지환을 잊지 못해 가슴앓이를 한다. 지환도 호랑이 같은 첩보원 선배들의 기에 눌려 연일 실수를 연발하며 고된 하루하루를 보낸다. 한국 남녀의 최대 관심인 '결혼'과 '취업'이라는 요소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한다.
오랜만에 재회해 '분위기(?)' 한 번 잡아보려던 찰나 지환에게 걸려오는 출동 전화에 "급한 게 중요하니? 중요한 게 급하니?"라고 퍼붓는 수지의 짜증은 바쁜 바깥일 때문에 가정에 소홀한 남편에 대한 아내의 바가지를 연상시킨다.
'그녀를 믿지 마세요'를 통해 능청 연기의 진수를 보여준 김하늘과 드라마 '경성스캔들' '쾌도 홍길동'으로 '뺀질이' 이미지를 구축한 강지환의 조화도 좋다. 두 사람은 실제 연인이라 해도 속아 넘어갈 것 같은 찰떡 호흡으로 영화에 찰기를 준다.
하지만 영화는 후반부로 갈수록 사랑보다 임무에 카메라를 돌리면서 로맨틱한 매력을 잃는다. 액션과 코미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욕심 때문이었을까.
감독은 후반부의 초점을 액션에 맞춘다. 문제는 아쉽게도 액션이 특별히 뛰어나지 않다는 것이다. 액션이 두 배우의 척척 맞아떨어지는 로맨틱 코미디 연기를 2선에서 받쳐줬으면 더욱 좋았을 듯하다. 7급 공원은 로맨틱 코미디로 빛난다.
황준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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