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실주 담그는 계절이 돌아왔다. 지금부터 다음 달까지가 과실주용 과일들이 가장 많이 나오고 맛도 좋은 철이다.
직접 과실주를 담그는 가정은 해마다 늘고 있다. 개인 취향에 따라 만들 수 있는 데다 만드는 사람의 정성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과실주는 웰빙 음료로 인식되고 있다.
▷재료 고르기와 담그는 법
요즘 제철 과일은 매실과 더불어 살구.산딸기.앵두ㆍ체리 등이 있다. 제철 과일로 만들어야 맛과 향이 좋다. 과실주에 적당한 과일은 어떤 술을 만드느냐에 따라 차이가 있다. 매실이나 살구 같이 딱딱한 과육의 과일로 술을 만들 땐 완전히 익기 직전의 단단한 것을 골라야 한다.
과육이 무른 열매를 사용하면 술이 탁해지며 맛이 덜하다. 모과주의 경우에는 잘 익고 신맛이 많으며 향이 강한 모과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소주 1.8L 한 병에 매실주는 매실 500g 다른 과실주는 과일 1㎏ 비율이 보통인데 개인 차에 따라 조절하면 된다. 설탕은 매실주의 경우 매실 5대 설탕 1의 비율로 다른 과일들은 ㎏당 300g 정도 넣는다. 과실주 병에 담근 날짜와 재료 비율을 적어 두면 다음에 담글 때 입맛에 따라 비율을 조절할 수 있다.
매실은 3~4개월 뒤 과육을 건져내고 다시 밀봉해 1~3년의 숙성 기간이 지난 뒤 마시면 좋다. 다른 과일주는 담근 지 3~4개월 후면 마실 수 있다.
과실주를 담글 때는 25도 또는 30도의 소주를 권한다. 도수 20도의 일반 소주로 담그면 과일의 수분 때문에 술이 숙성될수록 맛이 연해져 버린다.
그리고 숙성 과정에서 가스가 발생할 수 있어 술병을 가득 채우기보다 약간의 여유 공간을 두는 것이 좋다. 과일주를 만들 때는 과일 표면을 깨끗이 씻은 뒤 물기를 완전히 제거한다.
항아리 또는 유리병에 과일을 넣고 소주를 부은 후 밀봉한다. 살구주를 만들 때는 꼭지가 빠진 살구를 반으로 나눠 씨를 빼고 담그는 것이 좋다.
씨와 열매 사이 공간에 물이 들어가면 안에서 썩기 때문이다. 산딸기주는 과육이 약해 씻을 때 쉽게 물러지기 때문에 면보자기를 이용해 조심조심 씻어야 한다. 과육이 무르고 크기가 작은 산딸기나 앵두 같은 과일로 술을 담글 땐 망에 담아 넣으면 숙성 후 꺼낼 때 편하다.
과실주의 효능, 한두잔에 밥맛 돌고 피로 '확'
주재료가 과실인 덕택에 당연히 그 재료에 따른 효능이 뛰어나다. 술을 마시면서 건강을 도모한다는 얘기. 여름에는 물이나 얼음을 타든가 설탕ㆍ꿀을 가미하면 시원한 여름 음료로 변신한다.
집안마다 특색있는 과실주를 한두 가지씩 담가 놓으면 손님 접대하기도 좋고 밖으로 나도는 남편을 집안으로 이끌 수도 있을 것이다.
필자가 한때 모셨던 선배는 집 뒷동산에 자라는 솔방울과 소나무 새순으로 술을 담가 익힌 술을 도자기병에 걸러 담아서 아예 '택호'를 딴 '레이블'까지 근사하게 만들어 붙여서 집을 찾는 선ㆍ후배들에게 제공해서 동료들 너나할 것 없이 그 집을 들락거리기도 했다.
과실주나 약재술의 장점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식사 전ㆍ후 부담없이 한 두잔씩 할 수 있다는 것인데 피로 회복은 물론 식욕을 돋우기도 한다.
▷살구주: 식욕증진.피로 회복.심장병 환자에 이롭다. 신맛이 짙으므로 설탕이나 꿀을 섞어 마셔도 좋다. 소다수나 콜라를 한 두방울 섞어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