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비, 혹시 지쳤나?' 2, 3차전 잇단 실수···체력 안배 실패 탓
4차전서 만회 못하면 매직 분위기로 반전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얼마 전 NBA 선수들을 상대로 '리그 최고의 클러치 슈터가 누구냐'는 설문조사를 벌인 바 있다. 그 결과 과반수 이상이 '블랙 맘바' 코비 브라이언트(30.LA 레이커스)를 꼽았다.
하지만 NBA 파이널에서 코비는 '해결사' 명성에 걸맞지 않는 플레이를 보이고 있다. 1차전에서는 40득점으로 승리의 히어로가 됐지만 2 3차전에서는 이른바 '초크 아티스트(Choke artist: 실수를 연발하는 사람)'라는 비아냥까지 들었다.
2 3차전 승부 모두 코비의 손에 달려 있었다. 특히 3차전에서 3승무패로 시리즈를 만들 수 있었지만 고비마다 실수를 연발했다. 종료 30초를 남기고 더블팀 수비를 드리블로 따돌리려다 턴오버를 범하고 말았다.
결국 코비는 올랜도의 마이클 피트러스에게 파울을 할 수밖에 없었고 피트러스에게 자유투 2방을 맞아 쓴잔을 들이켰다.
이에 앞서 종료 3분30초를 남기고 역전 3점슛을 던졌지만 빗나갔고 종료 59.8초 전에도 자유투 2개 중 1개만 넣어 고개를 떨궜다. 이후 3점슛 2개를 추가로 던졌지만 모두 불발됐다.
2차전서도 비록 레이커스가 승리를 따냈지만 코비는 불안했다. 4쿼터 종료 직전에 4명의 수비수를 홀로 제치려다 결승슛을 던지기도 전에 뒤에 있던 히도 터클루에게 블락을 당했다. 이어 종료 0.5초를 남겨놓고 자신이 마크한 코트니 리를 놓쳤다. 리가 버저비터 레이업을 실패했기에 망정이지 코비가 자칫 패배 주범으로 몰릴뻔했다.
아직까지 코비는 파이널 무대에서 강한 인상을 주지 못하고 있다. 2004년 결승 때는 샤킬 오닐에게 파이널 MVP를 양보하기 싫어 '나홀로 플레이'로 일관했고 지난해에는 보스턴의 촘촘한 수비망에 걸려 힘을 쓰지 못했다. 코비도 "보통 그런 순간에는 잘해왔는 데 이번에는 내가 실수했다"고 인정했다.
필 잭슨 감독은 코비가 체력적으로 지쳐있기 때문에 4쿼터에 제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잭슨 감독은 또한 매직이 코비를 잘 막았다면서 "코비가 1쿼터 이후 리듬을 잃었다"고 평했다.
잭슨 감독은 당초 코비를 4쿼터에 7분 정도 쉬게 할 생각이었지만 점수차가 벌어지자 5분만 쉬게하고 어쩔 수 없이 코비를 다시 코트에 내보냈다고 말했다.
코비는 체력적으로 힘들었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말한 뒤 살짝 미소를 보였다. 미소는 '무언의 인정'일 수 있다.
코비는 이어 "반격하는 일만 남았다"며 굳은 표정을 지었다. 레이커스가 2승1패로 앞서 있으나 4차전에서 패한다면 승부의 추는 매직 쪽으로 기울어질 수도 있다. 파이널 4차전은 11일 오후6시 올랜도의 암웨이 어리나에서 열린다.
원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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