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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이야기] 트와일라잇(Twilight)

San Francisco

2009.06.11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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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파이어와 영원한 사랑을



트와일라잇(Twilight) 시리즈는 2005년에 제1편 트와일라잇이 출간된 이래, 해리포터 시리즈의 인기를 위협하며 2008년에 제4편 브레이킹 돈(Breaking Dawn)까지 완간됐다.

미국에서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고, 세계 수십개국에서 수천만부의 판매 부수를 자랑한 데 힘입어, 제1편 트와일라잇이 영화화되었다.

무덥고 건조한 피닉스에서 엄마, 새아빠와 살던 열일곱살의 벨라(크리스틴 스튜어트 분)는 두 분이 여행을 가 있는 동안 아빠와 지내기 위해 춥고 습한 워싱턴주의 소도시 포크스로 온다.

피닉스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던 벨라가 이곳 학교에서는 금방 친구들과 잘 어울린다. 다만 눈에 띄는 킹카 에드워드(로버트 패틴슨 분)만이 유독 벨라를 피하는 것 같아 기분이 나쁘다.

에드워드는 의사인 컬린 박사의 다섯 수양 자녀들 중에 하나인데 이들은 눈에 띄게 멋진 외모의 소유자들이지만 자기들끼리만 어울릴 뿐 다른 학생들과는 일정한 거리를 두고 지낸다.

시간이 지나면서 벨라는 에드워드가 자신이 싫어서 피한 게 아니라 가까워질까 봐 피했다는 걸 알게 되고, 두 사람은 숙명적으로 가까워진다.

이 영화에 나오는 뱀파이어들은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뱀파이어들이다. 햇빛을 전혀 무서워하지 않는다. 다만 남들 앞에서는 햇빛에 나서기를 꺼리는데, 그 이유는 몸이 다이아몬드처럼 빛나게 되기 때문이다. 특히 컬린 가족 뱀파이어들은 노력에 의해 인간의 피 대신 동물의 피를 섭취할 수 있게 된 착한 뱀파이어들이다. 그러나 그들도 일단 인간의 피를 맛보게 되면 헤어나기 어렵기 때문에 인간의 피는 맛도 보지 않으려고 극도로 조심한다.

한편, 우리가 보통 알고 있는 인간의 피를 먹는 뱀파이어 무리도 등장하는데, 우리 편 뱀파이어들과 대결 구도를 형성한다.

비슷한 시기에 <트루 블러드> 란 또 다른 뱀파이어 영화도 나왔듯이, 뱀파이어는 영화에서 가장 애용되는 소재 가운데 하나다. 그 이유로 불멸, 또는 영원한 젊음에 대한 욕망이라고 풀이하는 설이 상당한 설득력을 갖는다.

<트와일라잇> 에서 벨라가 자신도 뱀파이어가 되도록 목을 물어 달라고 에드워드에게 부탁을 하는데, 이 또한 에드워드와 함께 영원한 젊음을 유지하고 싶다는 욕망의 발현일 것이다.그렇지 않으면 이미 108세인 에드워드는 여전히 17세의 모습을 지니고 있는데, 자신은 인간인 이상 늙어가는 걸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뱀파이어가 등장해 뱀파이어 영화인 것처럼 포장돼 있지만, 뱀파이어 영화로 분류하기보다는 할리퀸 류의 청소년 로맨스 영화에 뱀파이어 얘기가 양념으로 끼어 들어갔다고 보는 게 타당할 것이다.

십대 소녀들과 그녀들의 엄마들에게 대환영을 받는 영화다. 관객의 75% 가량이 그 나이 또래의 여성들이라는 통계치가 나와 있다.

최인화(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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