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 잭슨 '선수에 앞서 인간 만들기가 중요'
4대 프로스포츠 첫 10회 우승 일군 레이커스 명장 잭슨의 '감독론'
2전3기 끝에 10번째 손가락에 우승반지를 끼게 된 잭슨 감독이 15일 에이전트를 통해 다음 시즌에도 레이커스 사령탑에 돌아올 뜻을 밝혔다. 다음 시즌 그가 받을 연봉은 1200만 달러. 왠만한 NBA 스타들보다 높은 연봉이다.
잭슨을 보면 시카고 불스 단장 제리 크라우스의 얼굴이 오버랩된다. 크라우스는 잭슨의 은인이지만 지금은 원수가 됐다. CBA에 있었던 잭슨을 불스 감독직에 앉힌 인물이 바로 크라우스였다.
그는 잭슨이 남다른 코칭능력을 지녔음을 일찌감치 간파했다. 잭슨은 마이클 조던과 함께 6회(1991~1993 1996~1998) 우승을 일궈내며 크라우스의 예감이 적중했음을 확인시켜줬다. 그러나 불스내 잭슨의 영향력이 커진 것을 시기한 크라우스는 1998년 잭슨을 해고시켰고 불스의 주축멤버들도 해체됐다.
마음에 상처를 입은 잭슨은 "평생 감독은 안한다"고 선언했지만 제리 버스 레이커스 구단주의 끈질긴 설득으로 결국 1999년 레이커스 사령탑에 올랐다. 그리고 샤킬 오닐 코비 브라이언트와 함께 3회(2000~2002) 연속 우승 그리고 올해 올랜도 매직을 침몰시키며 사상 최다인 10번째 우승을 거머쥐었다.
NFL 메이저리그 NHL에서도 10회 우승에 도달한 인물은 없다.
그는 선수들에 대한 접근방식도 남다르다. 시즌 중 선수들에게 책을 주는 것도 그만의 독특한 스타일이다. 각 선수들의 성격에 맞는 책을 엄선해주는 데 동기부여를 하기 위해서다.
그는 지난해 중앙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NBA 선수라도 농구만 생각하면 삶이 금방 지루해진다. 이들에게 농구와 함께 인생을 가르치려 노력한다. 선수들을 성숙하게 만드는 것 역시 감독의 역할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선수 만들기'가 아니라 '인간 만들기'에 더욱 신경썼기 때문에 그가 최고명장 자리에 오를 수 있던 게 아닌가 싶다.
원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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