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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주장] 모하비 십자가와 미인대회

이용진/진리법률그룹 변호사

모하비 사막에는 70여년 전에 세워진 나무 십자가가 있습니다. 해외전쟁에서 숨진 병사들을 기념하는 이 십자가가 최대의 시련을 맞고 있습니다.

199년 십자가 근처에 불교사원을 세우려는 계획을 국립공원공단에서 거절하며 이 십자가도 철거하겠다고 발표하자 국회에서는 이 십자가가 세워진 지역을 '국립 1차 세계대전 기념지'로 지정하여 십자가를 보존했습니다.

그런데 공원 관리국의 전직원이 연방정부의 땅이었던 이곳에 세워진 십자가가 미국 헌법에 위배된다면서 소송을 걸었고 법원에서 이 십자가가 헌법의 국교금지 조항에 위배된다고 판결하자 정부에서는 이 십자가가 세워진 지역의 땅 1에이커를 다른 곳의 땅 5 에이커를 받는 조건으로 해외참전용사단체에 매매하였습니다.

위헌을 막기 위해 정부가 종교적인 심볼이 있는 땅을 개인이나 단체에 매각하는 방식을 택하는 것은 흔히 있어왔던 일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항소법원이 이 땅이 매각이 되었어도 아직 헌법에 위반된다고 판결하자 드디어 미국 대법원에까지 이 십자가 사건이 이르게 된 것입니다.

그런가 하면 얼마전 미스 유에스에이 선발대회에서도 주목받는 일이 있었습니다. 동성결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동성연애자 심사위원의 질문에 소신껏 반대발언을 한 미스 캘리포니아가 그 답변 때문에 점수가 깎여 결국 2위에 머무르고 만 사건입니다.

미국 헌법이 국가와 종교를 분리시키고 있지만 모하비 사막 한가운데 8피트 정도 밖에 안되는 나무 십자가를 놓고 대법원에서 벌어지는 설전과 자신의 종교적 신념이나 믿음을 밝힘으로 인해 박해받는 미스 캘리포니아 사건을 보며 변호사로서 또 기독교인의 한 명으로서 상념에 잠기게 됩니다.

첫번째로 기독교 정신에 바탕을 둔 기독교 국가라고 불리기까지 했던 미국이 이렇게 변하고 있구나 하는 놀라움입니다. 케네디 대통령 당시 학교에서 주기도문과 십계명을 몰아내면서 시작된 이 미국의 변화는 최근들어 가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법원에서는 계속해서 공립학교에서의 기도나 법원의 십계명 조각등을 불법화 하는 판결들을 내려왔고 정치적으로도 동성결혼이 핫 이슈로 떠오르면서 오히려 기독교인들의 미국내 입지는 점점 더 좁아지고 있는 것 처럼 보입니다.

세계로 선교사를 보내고 복음을 전하는 일에 앞장섰던 미국에서 이제는 '기독교인'이기 때문에 박해 받고 사회적으로 소외당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두번째로 이런 미국사회의 흐름과 변화에 대한 한국인 교회나 커뮤니티는 별 관심이 없어 보입니다. 물론 경제도 어렵고 한국 이민자들도 그 시름이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바쁜 삶에 쫓겨 사회의 작은 이슈들을 외면하는 동안 우리의 후손들이 자라고 살아갈 미국 땅은 기독교인이 살아가기 힘든 땅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모하비 사막의 십자가를 보존하기 위해 미국의 교계와 보수계에서는 청원서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지만 한국 미디어나 한국 교계에서 이에 대한 소식은 전혀 들어 볼 수가 없습니다.

외롭게 서있는 모하비 사막 십자가가 철거된다면 언젠가는 교회의 십자가들까지 철거되게 될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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