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설계의 첫 단계는 은퇴 후 어떤 삶을 살 것인지에 대한 밑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은퇴 후 어디에서, 누구와 무엇을 하며 지낼지에 따라 필요한 생활비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또한 은퇴 후 삶의 모습, 필요 생활비를 어떻게 가정하느냐에 따라 은퇴자금을 운용하고 인출하는 방법도 달라지게 된다.
은퇴 생활비를 예상할 때 도움이 되는 개념이 있다. 은퇴 설계 실무에서는 은퇴자가 경험하는 은퇴 후 삶을 3단계로 나눈다. go-go years는 일에서 벗어나 취미나 봉사, 여행을 적극적으로 즐기는 시기다. 은퇴 이전과 비슷한 생활비가 든다. 이후 건강 등의 이유로 외부 활동이 줄어들고 소비가 축소되는 slow-go years가 찾아온다. 마지막은 신체기능 저하로 활동이 어려워지는 no-go years다. 이 시기에는 일상적인 생활비는 줄지만, 건강관리 비용 및 의료비가 문제가 될 수 있다.
보다 구체적으로, 김병태·최현자(2018)는 라이프스타일이나 은퇴에 대한 기대에 따라 은퇴 생활비를 다르게 계산한다고 보았다. 베이비부머들은 ‘미래불안형’, ‘기본생활형’, ‘건강 중심형’, ‘사회활동형’, ‘현재만족형’ 등 5가지 유형으로 구분되는데, 유형마다 은퇴 후 3단계인 활동기, 회상기, 간병기에 대해 기간과 생활비를 다르게 가정한다. 은퇴기를 30년으로 볼 때, 사회활동형, 현재만족형은 활동기를 길게(16.1년, 16.5년), 간병기는 짧게 예상하고(3.7년, 3.5년), 미래불안형과 건강 중심형은 활동기를 짧게(14.2년, 14.1년), 간병기는 비교적 길게(5.3년, 4.9년) 예상한다. 또 미래불안형은 간병기의 생활비를 상대적으로 낮게 보고, 현재만족형은 간병기의 생활비를 가장 높게 잡았다.
한편, SomnathBasu(2005) 교수는 은퇴 후 연령 변화에 따라 기본 생활비, 여가 비용, 건강관리 비용, 세금 등 각 소비 항목의 지출수준이 달라진다고 가정하여 예상 생활비를 산출한 바 있다. 예를 들어 65세 은퇴 당시의 기본 생활비는 은퇴 직후 일과 관련된 지출 감소와 모기지 상환 등의 이유로 70% 수준으로 떨어졌다가 75세 시점에 한 번 더 80% 수준으로 떨어진다. 건강관리 비용은 은퇴 직후 15% 증가했다가 75세 시점에 다시 20% 증가하고, 85세 시점엔 25% 더 증가할 것이라고 보았다. 이렇듯 각 항목의 변화율을 세밀하게 가정하고, 물가상승률까지 반영하면 보다 정교하게 은퇴 후 지출을 예상할 수 있다.
은퇴 설계를 시작하며 노후에 필요한 돈이 얼마인지 예상하기 어려워 막막했다면, 은퇴 설계 실무자들과 연구자들이 고안한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은퇴생활비 추정 방식을 자신에게 맞게 적용해 보면 좋다. 은퇴 후 삶을 구체적으로 그려보면서 단계별 기간과 생활비 수준을 구체적으로 예측하다 보면 정교한 은퇴설계가 가능해질 뿐 아니라 성공적인 은퇴생활에 대한 자신감도 높아짐을 느끼게 될 것이다.
1 김병태, 최현자(2018), ‘베이비부머 은퇴자의 은퇴적응유형별 기대하는 은퇴기 단계의 지속기간 및 소비수준’, 소비자학연구, 29(4)
2 Basu(2005), Age Banding: A Model for Planning Retirement Needs, Journal of Financial Counseling and Planning, 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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