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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박물관 산책-56] 숌버그흑인문화연구센터, 노예에서 대통령까지 흑인들의 고난 극복사 집대성

도서·미술품 등 1000만점 소장

숌버그흑인문화연구센터(The Schomburg Center for Research in Black Culture·이하 숌버그센터)는 맨해튼 할렘에 있다.

2번이나 3번 전철을 타고 135스트리트역에서 내리면 바로 북서쪽 코너에 반듯한 5층 건물이 있는데 이곳이 숌버그센터다. 주위 길거리에는 흑인 노점상들이 늘어서 있는 데 흑인 거주지 특유의 생동감이 넘치는 환경이다.

숌버그센터는 뉴욕시가 운영하는 4개 연구 도서관 중 하나로 흑인들의 문화와 역사 관련 자료를 모으고 연구하는 곳이다.

흑인 관련 콜렉션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 현재 공식적으로 파악된 소장품만 1000만점 이상으로 자료의 희귀성과 가치에 있어서도 최고의 평가를 받고 있다.

숌버그센터는 1926년 흑인 서지학자였던 애트로 알폰소 숌버그가 현재의 자리에 있던 뉴욕시 역사인쇄물도서관에 자신의 소장품을 기증하면서 시작됐다.

숌버그는 당시 흑인과 관련된 수천권의 책과 미술품 등을 기증했는데 도서관은 그의 사후인 1940년 고인의 고귀한 뜻을 기리기 위해 도서관 이름을 숌버그센터로 바꾸고 흑인에 대한 전문 연구 도서관으로 탈바꿈했다.

숌버그센터 소장품은 방대하다. 자료 중에는 흑인들이 아프리카를 떠나 미국에 정착한 뒤 노예시대를 거쳐 도시 노동자, 20세기 초반 뉴욕의 할렘 르네상스로 대표되는 종족적 자각 시대, 민권운동 등을 거치면서 생성된 정치·경제·사회·문화·스포츠 등 흑인 각 분야의 역사가 고스란히 녹아 들어가 있다.

미국의 이탈리아인과 유대인들이 먼저 온 백인들이 갖고 있는 문명·종교·역사 분야의 상대적 열등감과 피해의식 때문에 차별을 받았다면 흑인들은 처음부터 아예 ‘정상적인 인간이 아닌’ 취급을 받고 박해를 받았다.

숌버그센터에는 이러한 흑인들이 겪었던 고난과 박해의 역사, 이를 극복한 위대한 승리의 기록들을 담고 있다.

소장품 중에는 ▶희귀본 책과 기타 인쇄물(흑인 음악가의 원본 악보 등 포함해 1만5000여점) ▶흑인들의 노예와 도시 생활, 민권운동 등과 관련된 역사자료 ▶회화와 조각, 포스터 등의 미술품 ▶사진과 그래픽 등 이미지 자료(18세기부터 흑인 정치인, 예술인, 작가가 찍은 사진 등을 합쳐 50만점) ▶영상물(영화와 다큐멘터리물 포함)과 음반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리처드 라이트가 쓴 ‘네이티브 선(Native Son)’의 필사본은 물론 미국 미술사의 한 부분을 장식한 에드워드 미첼, 헨리 오사와 태너, 애런 더글러스 등 19세기와 20세기의 대표적인 흑인 미술가들 작품도 다수 소장하고 있다.

숌버그센터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현재도 미국과 전 세계에서 발행되는 흑인 관련 신문 400여종과 잡지 1000여종 등 다양한 자료들을 계속 모으고 있고, 흑인 미술가를 초청해 정기적으로 전시회를 열고 작품을 구입해 소장하는 등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이와 함께 숌버그센터는 뉴욕시 전역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육과 문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흑인 문화와 역사 전문가들을 초청해 강연회와 세미나 등을 열고 있다.

박종원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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