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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흐려진 가을날

뿌연 하늘을 나는 새가
매연 속에날갯짓 만큼이나 숨을 헐떡인다

탁한 물속 물고기는
입을 뻐끔거리며 소리 없는 아우성을 지른다

바벨탑을 쌓으려는 사람들이 앞만 보고
질주하며 엎어지고 넘어진다

마스크를 쓴 마네킹이
쇼윈도에서 눈도 깜짝이지 않고 쳐다본다

저 멀리
우주 정거장에서 안내 방송이 나온다

외계인 여러분
지구에 가면
마스크 꼭 쓰세요


고현석 시인·뉴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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