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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의 현장을 찾아서-10] 요나장로교회, '방황하는 요나' 들의 안식처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섬기는 교회
작지만 큰 교회…예산 40% 선교 후원

내 기도는 본초 자오선
연민하는
첫사랑의 데이트

록키 산정과 맞닿은
안개 속에서
이스라엘의 아브라함처럼
베일에 가린 그대와
이야기를 나눈다.

동에서도 만나고…
서에서도 만나고…

내 기도는
내가 듣지 못하는
수천년 전
요나의 큰 고기 뱃속에서

육지로 살아나오는
육지로 살아나오는
부활의 음성이다.

요나 장로교회를 담임하는 허권 목사의 93년 발표 시 ‘기도’의 전문이다. 이 시는 ‘방황하던 삶’에서 하나님의 음성으로 ‘목회자의 삶’을 살게 된 허 목사의 인생 여정과 요나 교회의 창립 배경을 표현하고 있다.

허 목사는 “불순종의 이미지를 풍기는 ‘요나’를 왜 교회 이름으로 택했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게 된다”며 “불순종했던 ‘요나’처럼 적나라한 모습을 보여주고 결국은 하나님께로 돌아가 깨닫음을 얻게 하는 교회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었다“고 설명했다.

창립 11년째를 맞이하는 요나 장로교회는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지 않는 메릴랜드 PG 카운티에 자리하고 있다. 등록 교인은 100여명, 출석 교인은 30~40명이라고 한다. 허목사가 워싱턴문인회원이다 보니 창립예배 때는 워싱턴 지역의 문인들 대부분이 참석했었다고 한다.

허 목사는 “창립 11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설교할 때 여전히 다리가 떨린다”며 “하나님을 경외한다는 말의 의미가 두려움 보다는 내 자신을 하나님 앞에 완전히 엎드린 상태에서 기도와 찬양하는 것 ”이라고 낮음의 자세를 강조했다.

이같은 낮음의 자세는 허목사의 목회 철학에 그대로 반영된다. “겸손하게 이웃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마음으로 대하는 것이 바른 신앙인의 자세”라는 게 허목사의 신념이다.

이와 함께 “한인교회들은 겸손한 자세로 미국교회와 함께 성장해야 한다”고 말한다.‘로마에서는 로마법에 따라야 하듯’ 한인교회들도 미국교회에 동화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특히 주류사회와 격리된 채 한인들끼리만 뭉쳐서 발전하는 교회상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한인들만 모인 이민 교회가 주류사회에 ‘인종차별’같은 부정적 모습으로 비쳐지고 있다”는 염려도 덧붙였다.

한인교회가 미국교회에 동화되어야 한다는 주장은 구호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 요나장로교회는 현재 자신들에 예배장소를 임대해주는 랜도버 힐스(Landover Hills) 침례교회와 아주 돈독한 유대관계를 갖고 있다. 합동 예배와 친교 모임은 물론, 정기적인 파티와 스포츠 이벤트를 많이 개최한다. 12일에는 두 교회 교인들의 소프트볼 경기도 예정돼 있다.

요나 교회는 아직 규모는 작지만 세계 선교에 대한 비전 만큼은 원대하다. “요나선교회를 만들어 전 세계의 ‘방황하는 요나’들을 하나님 앞으로 나오게 하고 싶다”는게 허목사의 소망이다.

이를 위해 요나교회는 이미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교회 예산의 40%를 니카라과의 존구 선교사와 워싱턴 모인 선교원을 돕는데 사용하고 있다. 허권목사도 선교 활성화를 위해 교회로부터 사례비를 받지 않고 있다.

◇예배시간: 주일 예배는 주일 오후 1시에 열린다. 요나 아카데미 한글학교는 토요일 오전 10시, 주일 오전 10시에 모이며 방학 중에는 휴강한다.

▷주소: 73rd Ave, Landover Hills, MD (240-271-0093)

◇허권 목사는?
연세대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77년 상사 주재원으로 도미했다. 8년간 불법 체류로 많은 고생을 한 뒤 보석과 전자 관련 비즈니스를 하며 ‘돈이 세는게 귀찮아 뭉텅이로 던져 놓곤 했다던’ 성공한 사업가였다.
허목사가 목회자의 길에 들어서게 된 계기는 어머니의 죽음였다. 92년 비즈니스가 한창 잘 나갈 당시 어머니가 전화를 걸어와 “교회 다니냐”고 물었을 때 그는 “교회 잘 다닌다”고 거짓말을 했다.
하지만 이 전화통화가 어머니와의 마지막 대화가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었다. 허목사는 “이 후 많은 방황을 거쳐 신학대학에 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허목사가 신학대에 입학한 이후 잘 나가던 비즈니스는 하나 하나 망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그는“하나님이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똑바른 길로 가라고 간섭하시는 게 분명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94년 월간지 조선문학에 등단한 시인으로 워싱턴문인회에 참여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현재 워싱턴 한인회에서 매주 화요일 저녁 6시 개최하는 시민권 영어클래스에서 무료 강의를 하고 있다.
서인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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