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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턴 시에라(Eastern Sierra)···'꿀맛 휴식' 대자연서 맛보다

Los Angeles

2009.07.09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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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트니 마운틴 등 숨겨진 비경 가득
폭포 따라 '시원한' 하이킹도 좋아
서쪽으로는 세코이아ㆍ킹스 캐년과 요세미티 국립공원 동쪽으로는 데스 밸리(Death Valley)와 비숍(Bishop)을 가르는 캘리포니아의 등줄기에 해당하는 산맥이 시에라 네바다(Sierra Nevada)이다. LA에서는 주로 데스 밸리를 갈 때나 특히 겨울에는 맘모스 스키장을 가느라 이용하게 되는 395번 도로는 다른 도로에 비해 상대적으로 이용객이 적다.

플로리다의 태풍으로 인해 기상이 악화될 때나 우주왕복선이 착륙해서 세인들의 관심을 끌곤 하는 미 공군기지가 있는 모하비 사막을 지나 곧장 북쪽으로 올라가는 이 395번 도로의 주변은 살풍경 그대로다. 하지만 LA에서 달리기 시작해서 두어 시간만 지나면 외면해 왔던 속살이 한꺼풀 한꺼풀 품안으로 다가온다.

미 본토 최고봉인 휘트니 마운틴(14505피트)을 비롯해 4500년의 수령을 가진 브리슬콘 파인(Bristlecone Pine)이 자라는 화이트 마운틴(White Mountain) 등 숨겨진 비경이 많다.

번잡한 도시의 일상을 떠나 이 대자연 속에서 찾는 휴식은 꿀맛에 견줄만 하다.

LA에서 3시간 30분 정도면 도착하게 되는 도시 론 파인(Lone Pine)은 숙박시설과 좋은 레스토랑들이 많다. 해마다 가을이면 이곳에서 영화제가 열리곤 하는데 마을에서 10여분 거리에 있는 앨라배마 힐(Alabama Hills)은 그 독특한 지형으로 해서 오랫동안 서부영화와 공상과학영화의 산실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이곳에서 휘트니산의 입구인 휘트니 포털(Whitney Portal)까지는 30분 정도 걸리는데 해발 고도가 8000피트에 이르러 한여름에도 셔츠를 입어야 할 만큼 서늘하다. 주차장 옆의 송어떼가 노니는 조그만 호수에서 송어낚시를 해도 좋고 계곡 위쪽의 폭포를 따라서 하이킹을 해도 좋다.

설악산의 계곡처럼 손이 시리도록 차갑고 맑은 물이 흘러 내리는 계곡과 폭포는 바라보기만 해도 더위가 싹 달아난다. 주차장 근처와 론 파인 등지에 캠핑장이 많다. 휘트니 포털에 자리가 없으면 론 파인으로 나오다가 앨라배마 힐 못미쳐 론파인 크릭 캠프장도 좋다.

울창한 그늘은 없지만 캠프장을 끼고 차가운 계곡이 지나간다. 여러 개의 사이트가 계곡에 붙어 있어 인기가 좋다. 예약은 전화(1-877-444-6777)나 웹사이트(wwww.recreation.gov)로 하면 된다.

계곡과 인접한 그늘 좋은 곳에 자리를 잡았으면 건너편 높이 바라다 보이는 화이트 마운틴(14252피트)에 가서 하루를 보낸다. 론 파인으로 나가서 395번을 타고 올라가다 빅 파인(Big Pine)을 지나면 비숍에 이르게 된다.

이곳에서 168번 도로를 만나 우회전해서 계속 올라가다 왼쪽으로 화이트 마운틴 로드를 만나 계속 올라간다. 아침에 떠나 온 건너편 시에라 네바다산맥이 눈부시도록 아름답다. 이윽고 도로는 비지터 센터에 다다른다.

이곳에 주차를 하고 비지터 센터에 들러 4000년 이상의 수령을 지닌 나무들에 관해 알아보고 숲길을 따라 하이킹을 하며 나무를 살펴봐도 좋다.

돌아오는 길에 다시 들르게 되는 비숍은 가을철에는 아스펜(사시나무의 일종) 나무의 샛노란 단풍으로 유명하다. 아스펜 계곡을 따라 사철 흘러 내리는 차가운 계곡은 최고의 송어 서식지다. 당연히 낚시꾼들에겐 천국이나 다름없다. 낚시꾼이 아니더라도 이 고산지역 또한 하루를 보내기에 좋다.

병풍같이 둘러쳐져 있는 하이 시에라(High Sierra)를 배경으로 사우스 레이크(South Lake) 사브리나 레이크(Sabrina Lake) 노스 레이크(North Lake)가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 호수에서 흘러내린 물은 마치 설악산의 어느 계곡처럼 향수를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캠프장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의 일본인 강제수용소였던 만자나(Manzanar) 수용소 유적을 둘러보자.

일본의 진주만 공격으로 말미암아 1942년 루즈벨트 대통령이 제정한 특별법에 의해 당시 일본계 미국인 11만 여명을 수용했던 수용소 10곳 중의 하나였던 이곳은 위령탑과 비지터 센터가 그 당시의 상황을 보여준다.

일본의 항복으로 인한 2차 대전의 종전은 곧 한국의 광복으로 이어지는 사건이기에 아이들과 함께라면 반드시 들러봐야 할 곳이다.

1972년에 주사적지로 지정이 되고 1988년에는 1인당 2만 달러씩의 보상금이 지급되었고 당시 대통령이던 레이건 대통령이 공식사과를 하기도 했다. 입장료와 주차료 무료.

▷가는 길: LA에서 5번 프리웨이를 타고 북쪽으로 올라가다 14번 프리웨이를 모하비로 올라간다. 마을을 벗어나면 14번은 곧 395번으로 바뀌는데 이 도로를 따라 곧장 북쪽으로 올라간다. 론 파인까지 약 230마일 거리.

글.사진 백종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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