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은 LA 다저스와 LA 레이커스가 나란히 우승한 해다. 당시 다저스는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오클랜드에 3-4로 뒤진 9회말, 대타 커크 깁슨의 결승 투런포에 힘입어 승리했다. 깁슨은 다리 부상이 심해 출전이 불투명했던 터라 그의 홈런이 더욱 드라마틱했다. 토미 라소다 감독의 대타 기용은 '신의 한 수'였다.
다리를 절둑거리며 어퍼컷 세레머니를 했던 깁슨의 모습은 월드시리즈 역대 최고의 명장면 중 하나로 꼽힌다. 다저스는 1차전 승기를 그대로 이어가 4승1패로 왕관을 거머쥐었다.
이에 앞서 그해 6월 NBA 파이널이 열렸다. 레이커스는 기량이 최절정에 달했던 포인트가드 매직 존슨과 간판센터 커림 압둘-자바가 이끈 '쇼타임' 명성 속에 디트로이트 피스톤스를 7차전에서 물리치고 래리 오브라이언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7차전 수훈갑은 47점을 쓸어담은 제임스 워디였다. 백투백 우승. 레이커스 명장 팻 라일리가 1987년에 "내년에도 우승을 차지할 것"이란 약속을 지켜 더 기억에 남는 승부였다.
벌써 32년 전 일이다.
이후 레이커스는 6번 우승했지만 다저스는 무관이다. 레이커스는 얼마 전 르브론 제임스-앤서니 데이비스 '듀오'의 맹활약에 힘입어 라일리가 사장직에 앉아있는 마이애미 히트를 누르고 창단 17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다저스는 지난 18일 애틀랜타를 7차전에서 누르고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다. 르브론이 즉각 트위터에 응원 메시지를 보냈다.
"친구들이여, 축하한다!! 마저 일을 끝내야지!"
이제 다저스가 응답할 차례다.
오늘(20일) 최지만이 뛰고 있는 탬파베이 레이스와 운명의 1차전이다. 오후 5시부터 폭스TV에서 중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