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이야기] 새로 드러낸 엘니뇨의 두 얼굴
태평양 적도대의 수온이 높아지는 이른바 `엘니뇨' 현상이 전세계의 기상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오래 전부터 알려져온 사실이지만 그 영향이 두 가지 다른 형태로 나타난다는 것이 처음으로 밝혀졌다.김혜미 연구원을 비롯한 미국 조지아 공대 연구진이 사이언스지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전통적인 엘니뇨는 대서양 허리케인의 수를 줄이는 경향이 있지만 `엘니뇨 모도키'로 불리는 새로 발견된 엘니뇨는 대서양에 평소보다 더 많은 허리케인을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통적 개념의 엘니뇨는 태평양 적도대 동부의 해수 온도를 주기적으로 높이지만 `모도키 엘니뇨'는 "같으면서도 다르다"는 뜻의 일본어에서 따온 수식어가 시사하듯 더 서쪽까지 영향을 미쳐 태평양 중부의 수온까지 높이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이처럼 새로운 현상이 일어나는 원인은 분명치 않지만 "아마도 모종의 기후 변동 또는 지구온난화에 대한 반응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지난 2004년 엘니뇨가 진행되면서 대서양 허리케인의 수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지만 실제로는 대형 허리케인 6개를 비롯 이름이 붙은 것만 15개가 발생하는 등 허리케인 활동이 장기 평균치에 비해 2.5배나 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2004년 허리케인은 미국의 60명을 비롯 모두 3천100명 이상의 사망자를 냈으며 미국내 재산 피해는 사상 최대 기록을 깼다.
연구진은 원인이 무엇이든 엘니뇨와 그 반대로 허리케인의 수를 늘리는 라니냐에 대한 이해를 높임으로써 대서양 허리케인의 수를 비롯한 기상 예보의 정확성을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 기상 당국은 지난달 태평양에 엘니뇨 형성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처음 동쪽에서 시작된 해수 온도 상승 현상이 서쪽으로 이동하는 "혼성 엘니뇨로 보인다"면서 시즌 말 허리케인이 잦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해석했다.
연구진의 일원인 조지아공대 지구대기연구소장 주디스 커리 박사는 "올여름 늦게 모도키 엘니뇨가 올 가능성이 50%"라면서 "두고 봐야 하겠지만 허리케인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커리 박사는 한국과 일본 연구원들이 엘니뇨의 전반적인 형태를 연구한 끝에 `모도키' 현상을 발견했다면서 "엘니뇨의 다른 면이 허리케인 수를 늘린다는 것은 매우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 국립기상청은 올해 9~14개의 열대성 폭풍이 예상되며 이 가운데 4~7개는 허리케인으로 발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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