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승호 목사/남가주빌라델비아교회
'평화'라는 주제로 열린 미술전에서 당선된 그림을 본 적이 있다. 작은 어촌 마을을 삼킬 듯한 파도가 이는 비바람이 치는 성난 바닷가의 모습이었다.
평화라는 주제로는 참으로 의외의 그림이었다. 자세히 보니 그림의 한 구석에는 작은 어촌의 조그마한 집 안에 어머니의 젖을 물고 평화로이 잠들어 있는 아기의 모습이 있었다.
온 세상이 다 고요하고 평화로워서 평화로워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또 온 세상이 다 평화로울 수 있는 가능성은 거의 없다. 성난 파도와 비바람 속에서도 어머니의 품속에 있는 어린 아기는 평화로울 수 있다.
세상의 평화(peace)는 힘의 균형이 이루어졌을 때에만 가능하다. 그러나 영적인 평화(shalom)는 어떤 상황 어떤 현실에서도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