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이야기] 꽃은 어떻게 세상을 지배하게 됐나
찰스 다윈이 "지독한 미스터리"라고 머리를 흔들었던 백악기 개화식물의 대폭발 사건은 진화에 관한 최대의 수수께끼이지만 네덜란드 학자들이 마침내 해답을 찾은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BBC 뉴스가 보도했다.이들은 에콜로지 레터스 최신호에 실린 연구 보고서에서 꽃 식물이 지구를 지배하게 된 비결은 토양의 비옥도 변화를 이용해 일종의 '피드백 고리'를 형성함으로써 새 꽃이 죽은 꽃으로부터 양분을 취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네덜런드 바게닝겐 대학 연구진은 겉씨식물과 양치류가 지배했던 지구가 갑자기 성장속도가 빠른 속씨식물(개화식물)이 지배하는 세상으로 바뀌게 된 것은 지구 생물환경 역사상 가장 중요한 변화로 포유류들에게 엄청난 기회를 제공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런 다양성 변화는 다윈 시대에 생각됐던 것보다는 훨씬 느리게 일어났지만 엄청나게 큰 변화가 매우 빠르게 일어났다"면서 그 과정을 이렇게 설명했다.
처음엔 겉씨식물이 척박한 토양에서 번성했는데 이런 식물들은 대지에서 더 많은 양분을 빨아들이는 두껍고 수명이 긴 잎을 갖고 있지만 이런 나무에서 떨어져 나오는 것들은 빨리 썩지 않는다.
따라서 겉씨식물은 척박한 토양으로부터 양분을 빨아들이면서도 토양의 질을 개선하는 데는 별 도움을 주지 않는다.
그러다가 속씨식물이 보다 비옥한 땅에서 서식하기 시작해 거점을 확보하면서 토양의 비옥도에 미묘한 변화가 일기 시작한다.
이들 초기 개화식물은 죽으면서 토양을 비옥하게 만드는 찌꺼기를 남겨 더 많은 개화식물이 자라게 돼 토양의 생태에 변화를 일으킨다.
이때부터 속씨식물의 지배력 강화가 토양의 비옥도를 높이고 이것이 다시 속씨식물의 팽창을 가속화하는 '양(陽)의 피드백 고리'가 형성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처럼 식생의 변화가 갑자기 일어났다는 가설은 오늘날 발견되는 증거로 뒷받침된다고 주장했다.
지난 30년간 히스가 무성한 유럽 서부의 황무지는 키 작은 관목 천지에서 다년생 풀 천지로 변한 것이 바로 그것이다.
관목들은 겉씨식물처럼 양분 손실을 최소화하는 수명이 긴 잎과 줄기를 갖고 있지만 이 때문에 성장 속도가 늦어지는 반면 풀이 한번 자리 잡으면 이들의 빠른 성장 속도는 피드백 고리를 형성해 땅에 양분을 보태주고 그 결과 더 많은 풀이 자라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변화는 이탄지의 이끼류가 급속히 관다발식물로 대체되는 데서도 찾을 수 있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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