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여성의 자존감 ‘사랑스럽게’ 빛나다
미스 준틴스 (Miss Juneteenth)
![노예해방 기념일인 6월 19일(준틴스)에 행해지는 미인대회를 통해 모녀간의 갈등과 사랑을 그린 영화. 엄마 역의 니콜 비하리의 연기가 돋보인다. [Vertical Entertainment]](https://www.koreadaily.com/data/photo/originals/2021/11/03/165053995.jpg)
노예해방 기념일인 6월 19일(준틴스)에 행해지는 미인대회를 통해 모녀간의 갈등과 사랑을 그린 영화. 엄마 역의 니콜 비하리의 연기가 돋보인다. [Vertical Entertainment]

해마다 이날이 되면 흑인들은 축제 마당을 연다. 그러나 올해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모든 행사들이 중단됐다. 준틴스는 비단 흑인들만의 축제는 아니다. 노예제도의 종식은 곧 자유와 인권 쟁취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미국은 수년 내로 이날을 연방 공휴일로 지정할 것으로 보인다.
조지 플로이드의 부당한 죽음 이후 인종차별과 인권에 대한 문제의식이 고조된 시기에, 거리의 축제 대신 위안을 줄 만한영화 한 편이 눈길을 끈다.
떠오르는 여성 감독 군에 속하는 신예 채닝 고드프리 피플스 감독의 장편 데뷔작 ‘미스 준틴스’는 감독 자신의 자전적인 이야기이기도 하다. 미인대회를 소재로 한 작품이지만 흑인 여성들의 주체성이 강조된 사랑스러운 영화다.
텍사스주는 해마다 6월 19일이면 ‘미스준틴스’라 불리는 미인대회를 개회한다. 싱글맘 터코이즈(Turquoise, 니콜 비하리)는 15년 전 이 대회에서 전액 장학금을 보장받는 미스 준틴스로 선발되었다. 장래가 촉망되는 틴에이저로 각광받았지만 이후 그녀의 삶은 성공과는 거리가 멀었다. 뜻하지 않은 임신으로 학업을 포기해야만 했다.
바비큐 식당에서 일하며 힘겹게 살아가는 그녀에게 딸 카이는 유일한 위로와 희망이다. 반항아 기질이 농후한 카이지만 엄마와는 친구처럼 지낸다. 터코이즈는 자신의 부서진 꿈을 딸을 통해 이루려는 듯 카이를 미스 준틴스 대회에 출전시킨다. 모녀간에 갈등, 전 남편과의 불화가 이어진다.
폭스의수퍼내추럴 드라마 ‘슬리피할로우’에서 애비밀스 역으로 낯익은 배우 니콜 비하리의 존재감이 영화 내내 빛을 발휘한다. 진정성 넘치는 그녀의 엄마 연기가 따뜻하고 풍부한 감동을 전한다.
김정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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