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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스토리] 사이렌의 노래

New York

2009.08.03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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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진/버팔로한인장로교회 목사
서양 고전 가운데 그리스의 시인 호머가 쓴 ‘일리아드’와 ‘오디세이’가 있다. 이는 고대 그리스의 영웅들과 신들에 관한 신화로 그리스·로마 시대를 통틀어 최고의 문학작품으로 손꼽힌다.

여기에 사이렌 섬과 관련된 일화가 나온다. 세 개의 바위섬으로 이루어진 사이렌 섬은 여자 얼굴의 머리와 새의 몸을 한 요정들이 사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요정들은 사이렌 섬 주위로 배가 지나갈 적마다 선원들을 도취시키는 아름답고도 신비스러운 노래를 불러 그들이 탄 배로 하여금 바위섬에 부딪쳐 모두 죽음에 이르게 만들었다고 한다.

한번은 오디세우스가 그 섬 주위를 지나가게 되었는데 그 섬의 악명은 이미 들어 알고 있던 터라 안전하게 그 섬을 지나가기 위해 밀랍으로 선원들의 귀를 막게 하였다. 그런데 정작 자신은 요정들의 노래를 듣고 싶어 귀를 막는 대신 자신의 몸을 돛에 묶고 그곳을 지나갔다.

드디어 사이렌 섬을 지날 때 오디세우스는 요정들의 노래에 사로잡혀 몸부림을 치며 배를 멈추고자 했지만 귀를 막은 선원들은 아무런 소리를 듣지 못했고, 배는 무사히 그 섬을 벗어날 수가 있었다.

이번엔 그 섬을 음악의 신으로 알려진 오르페우스가 지나가게 되었다. 그 섬을 지나갈 때 요정들의 노래에 사로잡힌 선원들이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배를 섬 쪽으로 몰아가자 오르페우스는 위험이 닥친 것을 알고 곧바로 자신의 음악을 연주하였다.

오르페우스의 음악을 들은 선원들은 이내 정신을 차려 그 섬을 무사히 벗어날 수가 있었다. 오르페우스의 음악이 요정들의 노래를 압도했기 때문이었다. 오르페우스의 음악 앞에 사이렌 섬 요정들의 노래는 한갓 천한 음악에 지나지 않았다.

사이렌 섬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귀한 교훈을 보여준다. 아름다운 노래라고 해서 다 좋은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무엇보다 ‘유혹’이라는 아름다운 노래는 우리를 파멸에 이르게 한다는 것이다.

사실 유혹은 사이렌 섬 요정들의 노래소리처럼 우리를 사로잡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그것은 유혹이라 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를 사로잡은 유혹은 이내 우리를 정신 차리지 못하게 만들어 결국 파멸에 떨어지게 만든다. 그것이 모든 유혹이 갖는 공통점이라 할 수 있다.

이 세상은 늘 유혹이라는 아름다운(?) 노래가 넘쳐나는 곳이다. 유혹 앞에 세 종류의 사람들이 있다. 하나는 아무 생각 없이 그 유혹을 따라가다 파멸에 떨어지고 마는 사람들이다. 아마 대개의 사람들이 여기에 해당하지 않나 싶다.

두 번째는 오디세우스처럼 몸부림치면서 어렵사리 그 유혹의 덫에서 벗어나는 사람들이다. 세 번째로 오르페우스 같은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재물이든 명예든 이성이든 그 어떤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그리하여 결코 파멸에 이르는 법이 없다.

왜냐하면 그들에겐 모든 유혹을 능히 이기고도 남는 더 아름다운 노래가 있기 때문이다. 그 노래 앞에 세상의 유혹은 단지 천한 노래에 지나지 않는다. 그 결과 유혹이 넘실대는 이 세상을 아무 문제없이 유유자적 여유 있게 살아가는 것이다.

오늘도 아름다운 요정들의 노래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우리 주위에 넘쳐나는 온갖 유혹들이 그것이다. 그 유혹 앞에서 어떤 삶을 살 것인가.

그 유혹으로 인해 파선하는 삶을 살 것인가. 아니면 오르페우스처럼 여유롭게 그 유혹을 이기며 자유한 삶을 살 것인가. 이는 오직 우리 삶에 더 아름다운 노래가 있는가 하는 것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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