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는 일상생활의 경험과 상상을 담은 수백여점의 드로잉 중 30점을 선별해 벽 전체에 확대해 제작했다. 현실과 상상의 세계가 혼합되면서 관람자는 자기들만의 다양한 스토리를 엮을 수 있다.
“인간의 희로애락을 시각적 비유와 유머로 풀어냈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으로 시작되어 ‘우리는 누구인가’‘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지면서 남성성과 여성성을 초월한 근본적인 인간으로서의 공감대를 표현하고 싶었다.”
김씨는 검은색 페인트를 사용해 먹처럼 농담을 살린 대형 벽화 ‘이야기꾼(Storyteller)’를 전시 중이다.
서울대 미대와 동 대학원에서 동양화를 전공한 김씨는 스코웨건회화조각학교를 거쳐 시카고아트인스티튜트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2002년 호암아트갤러리 주최 중앙미술대전에서 3위를 수상했으며, 2008년 뉴욕의 알재단 신인작가 공모전에서 당선됐다.
이창진씨의 목소리
설치작가 이창진씨는 사회적인 이슈에 관심이 많다.
2005년 월드파이낸셜센터 로비에 9·11사태 이후 뉴요커들이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물품을 모은 설치전 ‘국토안보정원’을 열었다. 지난해 12월엔 맨해튼 50여곳에 ‘위안부 모집(Comfort Women Wanted)’이라는 허구의 포스터를 붙이는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인천비엔날레에는 실외에 대형 빌보드를 설치하고, 실내에 포스터와 이씨가 한국·대만·중국인 위안부 할머니와 인터뷰한 오디오 등을 전시 중이다.
이씨의 위안부 프로젝트는 제2차 세계대전 중 성노예로 착취당한 아시아 여성 20여만명을 추모하기 위한 것이다.
“위안부는 20세기 최대의 인신매매 사건이다. 이를 환기해 전쟁 중 성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