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이야기] 꿀벌, 항균제로 집 소독
꿀벌들이 프로폴리스라고 불리는 항균 성분의 수지로 집을 소독한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졌다고 BBC 뉴스가 보도했다.미네소타 주립대 연구진은 야생 꿀벌들이 이렇게 함으로써 각 개체가 모두 강한 면역 체계를 갖추지 않아도 되도록 군체 전체에 일종의 '사회적 면역성'을 형성한다고 '에볼루션'지 최신호에 발표했다.
꿀벌이 사용하는 항균 성분의 수지가 광범위한 병원균을 죽인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진 것이지만 이들이 이런 물질을 자신들의 집 소독에 사용한다는 것은 처음 밝혀진 것이다.
나무 구멍에 집을 짓고 사는 꿀벌들은 새로운 군체를 형성할 때 집 내부 전체에 밀랍과 섞은 얇은 수지 막을 입히는데 이런 막은 '프로폴리스'로 알려져 있다.
꿀벌들은 또한 집 속의 거친 표면을 매끈하게 만들고 구멍이나 틈새를 메우며 포식자의 침입을 막으려고 입구를 좁히는 데도 프로폴리스를 사용하며 집안에 들어왔다가 죽임을 당했지만 너무 커서 옮길 수 없는 침입자의 시체를 방부처리하는 데도 이 물질을 사용한다.
연구진은 HIV(에이즈 바이러스)를 비롯한 각종 바이러스와 박테리아 심지어 암 세포 퇴치력까지 있는 것으로 알려진 프로폴리스의 효능을 시험하기 위해 프로폴리스를 바른 벌집과 그렇지 않은 벌집에 꿀벌 군체를 형성하도록 한 뒤 1주일 후 양쪽에서 태어난 생후 7일 된 꿀벌들의 면역 시스템을 조사했다. 그 결과 프로폴리스가 칠해진 집에서 태어난 꿀벌들의 면역체계는 그렇지 않은 집의 꿀벌들보다 면역체계가 더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에 대해 "프로폴리스가 박테리아의 번식을 억제해 꿀벌들이 각자의 면역체계를 가동시킬 필요가 없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벌집 속의 프로폴리스가 이처럼 짧은 기간에 벌들의 면역체계 투자노력을 감소시킨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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