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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대의 다이안 키튼…결혼식…네 커플의 사랑

Los Angeles

2020.12.04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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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웨딩스 & 아더디재스터
(Love, Weddings & Other Disasters)
한 커플의 결혼식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4쌍의 러브 스토리. 다이안 키튼과 제레미 아이언스가 연기하는 70대 커플의 로맨스가 눈길을 끈다. [Saban Films]

한 커플의 결혼식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4쌍의 러브 스토리. 다이안 키튼과 제레미 아이언스가 연기하는 70대 커플의 로맨스가 눈길을 끈다. [Saban Films]

까칠한 성격의 노신사 로런스(제레미 아이언스)는 상류층을 주 고객으로 하는 전문 케이터러(Caterer)이자 셀럽이다. 호텔에서 웨딩 이벤트를 준비하느라 한창 분주하다. 싱글인 그에게 느닷없이 지인 커플이 나타나 블라인드 데이트(Blind Date, 소개팅)를 주선한다. 로런스는 데이트를 즐길 겨를이 없다며 거절한다.

잠시 후, 호텔 식장에 사라(다이안 키튼)가 맹인견을 데리고 들어온다. 사라가 발을 잘못 디디면서 로런스가 애써 준비해 놓은 샴페인 탑이 우르르 무너져 내린다. 실제로 사라는 시각장애인이다.

로런스는 사라에게 다가가 어수선한 상황을 정리한다. 사라는 로런스에게서 신사의 품격을 감지한다. 사라는 밤 11시에 전화해 달라며 전화번호를 남기고 떠난다. 위트가 넘치는 사라의 지성적 면모에 로런스도 마음이 끌린다.

불과 10여분 정도의 짧은 만남. 그러나 두 사람 사이에는 이미 애틋한 사랑이 싹트고 있다.

제작 초기 당대의 연기파 배우 다이안 키튼과 제레미 아이언스가 상대역으로 캐스팅되었다는 사실만으로 주목을 받았던 로맨틱 코미디 ‘러브, 웨딩 & 아더디재스터’의 한 장면이다. 이들의 로맨스 연기를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 영화는 사실 장르 영화로서의 기대치에는 못 미치는 작품이다.

‘빅대디’, ‘잭 앤 질’ 등 아담 샌들러 주연의 영화들로 명성을 쌓았던 ‘흥행 감독’ 데니스 듀간이 연출한 작품임에도 ‘웃음’과 감동이 없다. 트렌디한 상류층의 호사스러운 삶이 산만하게 나열되는 가운데, 결혼을 앞둔 커플을 중심으로 웨딩 플래너 제시(매기 그레이스)와 밴드 멤버, 신데렐라를 찾아 헤매는 버스 투어가이드의 러브스토리가 보스턴 시가를 배경으로 각기 펼쳐진다.

남들에게는 다 있는 듯 보이는 사랑의 대상이 유독 나에게는 없는, 외롭고 불안한 각자의 삶 속에서, 이들은 웨딩으로 완성되는 다른 사람들의 사랑을 축복하며 그들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인다.

로맨틱 코미디의 대명사로 불리며 70년대를 풍미했던 키튼이어느덧 70대 중반에 접어들었다. 우디 앨런, 알 파치노, 워런비티의 연인이었고 60세의 나이에도 20살 연하의 키아누 리브스와 데이트를 즐겼던 그녀, 한때 남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키튼의 매력이 여전히 존재감을 발휘하는 영화.


김정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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