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 사마리탄병원 한인 의사들-1] 이하성 소아과 전문의
타운서만 어린이 진료 30년 해 온 '대선배'
한인 소아과협회도 20년전 직접 만들어
'건강이 공부보다 중요' 요즘 부모들에 쓴소리도
그러나 무엇보다 좋은 점은 실력있는 한인의사들을 이 병원에서 만나 볼 수 있다는 점이다. 굿 사마리탄병원의 한인 의사들을 만나 보았다.
"연세대학 의대를 졸업하고 세브란스 병원에서 레지던트를 했기 때문에 미국와서도 자연스럽게 세브란스병원과 자매결연을 맺은 굿 사마리탄병원과 인연을 맺게 됐습니다. 특히 어린이 환자의 부모들이 병원 분위기가 편해서 좋다고 하니 의사로서도 안심입니다."
이하성 소아과 전문의(67)는 한국서 국군수도 통합병원 분원에서 소아과 과장으로 환자를 치료하다가 1976년 LA로 이민왔다. 로마린다대학에서 레지던트를 마치고 79년 한인타운에 개인병원을 오픈했다.
"그때 갓 태어난 나의 첫 환자들이 결혼해서 아이 낳아 저한테 치료를 받으러 오는 걸 보면서 나도 이젠 할아버지 의사가 됐구나 하는 걸 느껴요.(웃음)"
동시에 타운에서 외길로 한인 환자를 돌보며 보낸 이민생활 30년에 크나큰 보람도 갖게 된다고 말한다.
이하성 소아과 전문의는 한번도 소아과 의사가 된 것을 후회해 본 적이 없다고 말한다.
"가정의 꽃이 어린 자녀이듯이 사회 나아가 국가의 가장 기본되는 것이 바로 어린이들이잖아요? 이들의 건강을 지켜주는 일 보다 더 중요하고 보람있는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래서 환자를'환자'로 대하지 않는다.'모두 내 자식이다'생각하며 치료해 왔다.
"이제는 나이가 들어 나 역시 손주가 생긴 후부터는 다 내 손녀 손자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 부모들은 내 아들 딸과 같아서 아이를 잘못 키우면 때론 쓴소리도 해주지요."
환자 부모에게 항상 말해주는 것이 '건강한 몸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이다.
부모가 우선 아이들의 몸을 건강하게 지켜 줄 의무가 있다고 강조한다. 공부를 잘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우선 육체적으로 건강한 것인데 부모들 중에는 그 순서를 뒤바꾸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우리의 몸과 마음은 하나인데 우선 몸의 컨디션이 좋아야 거기서 의욕도 생기고 무엇보다 좋은 생각도 떠올라 남도 돕고 또 부모공경도 할 줄 알게 되는 거에요."
부모의 사랑이 깃든 음식을 만들어 영양섭취를 잘 하게 해주고 마음편히 즐겁게 뛰어 놀 수 있도록 해주면 공부는 자연히 잘 하게 된다는 얘기다. 이처럼 단순한 진리를 어길 때 아이는 병이 나게 마련이다. 몸의 병은 고친다해도 마음과 정신에 병이 났을 때는 심각해진다.
그래서 강조하는 것이 '젖을 떼고 일반 음식을 먹기 시작할 때 야채와 종합비타민을 꼭 먹이라'고 한다. 이 두가지만 잘 지켜도 아이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다.
또 한가지는 약병을 잘 보관할 것. 얼마 전엔 15개월된 아이가 물약으로 된 감기약을 마치 콜라 처럼 모두 한꺼번에 마셔 부모가 놀라서 데리고 왔다. 911을 불러 응급실로 보낸 후 잠을 설칠 정도로 걱정이 됐다. "환자가 어린이들이라 의사이기 이전에 내가 부모 심정이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며 소아과가 천직 같다고 웃는다.
소아과의사로서 '대 선배'격인 이 전문의는 20년 전에 '한인 소아과 협회'를 만들기도 했다. 그때나 지금이나 20여명 정도 모인다.
"왜 인원이 그대로냐고요? 은퇴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새로 소아과 의사가 된 사람이 있어서 셈이 비슷한 것이지요. " 내과나 다른 분야에 비해 소아과쪽에는 1.5세 2세들이 그리 많지 않은 편이라 그 점이 아쉽다고 말한다.
"치료하는 데는 정서적인 요인도 매우 중요하지요. 한인 환자는 한인 의사가 편해요. 어린 환자들도 마찬가지지요. 우리 1세들은 언젠가는 은퇴해야 하는데 우리 자리를 이어 줄 후배들이 더 많이 나와 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김인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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