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 인글로리어스 바스터즈] 막장 특공대 '개떼들'의 나치 사냥
캐릭터들 출신 국가에 맞춘 글로벌 캐스팅
실제 나치 요새 로케이션 장소에서 촬영도
감독: 쿠엔틴 타란티노
주연: 브래드 피트· 다이앤 크루거· 멜라니 로랑· 크리스토프 왈츠
장르 : 액션·모험
등급 : R
상영관: 엠팍극장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나치를 깡그리 죽여버리겠다는 일념으로 결성된 '개떼들'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10년이라는 숙성의 세월이 필요했던 것이다.
'재키 브라운'부터 타란티노 감독과 작업을 함께 해온 프로듀서 필라 사본은 시나리오가 완성되자마자 넘치는 자신감으로 원하는 스태프들에게 하나씩 발송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전화통에 불이 나기 시작했다. "이건 정말 최고다!"라는 감탄과 함께 오케이 사인이 수화기 너머로 넘어왔다.
시나리오를 받은 제작자 로렌스 벤더는 "시나리오를 읽자마자 이후 내 모든 계획을 취소했다. 집에서 시나리오를 한 번 읽은 뒤 곧바로 전화를 걸어 '다시 한 번 더 읽어야겠다'고 말했다. 그러고는 한 번 더 읽었다. 굉장히 흥분했다."
영화의 또 다른 아이콘은 브래드 피트다. 독일의 무차별적인 학살에 "받은 만큼 돌려준다"는 각오를 다지며 결성된 조직 '개떼들'의 중심엔 "나치 놈들 머리 가죽 100개씩은 벗겨야 한다"고 핏대를 세우는 알도레인 중위역이다.
그는 사전 제작 단계에서부터 타란티노가 염두에 둔 배우였다. 그는 브래드 피트를 찾아 프랑스까지 날아가 직접 시나리오를 건넸고 오케이 사인을 받아냈다. 사실 브래드 피트는 타란티노가 자신을 찾아온다는 소식을 듣고선 그게 뭐든 간에 무조건 승낙할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후문이다.
브래드 피트 캐스팅에 성공한 제작진은 의욕적으로 '개떼들' 멤버들의 캐릭터에 맞는 캐스팅을 이어갔다.
캐릭터들의 출신 국가에 맞춘 글로벌한 캐스팅에 우려 섞인 의견도 없지 않았지만 "인터내셔널 시네마를 향해 한 발 다가간 것이다.
캐스팅만으로 굉장히 고무적인 작품이 될 거다"란 헤닝 몰펜터 프로듀서의 확신은 호주 출신 크리스토프 왈츠의 칸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 수상으로 당당하게 입증됐다.
시나리오가 완성되고 석 달이 채 안 돼서 촬영을 시작할 수 있었던 건 전적으로 타란티노 감독의 머릿속에 이미 많은 그림이 완성되어 있었던 덕분이다. 제작팀에 타란티노가 주문한 건 단 하나 2차 세계대전 당시의 그림을 완벽하게 재현해 달라는 것이었다. "베를린의 빌딩 벽에는 아직도 총탄 구멍이 남아 있다.
곳곳에 전쟁의 흔적이 생생하게 살아 있었다. 로케이션 장소 중엔 히틀러가 지은 실제 나치 요새도 있었다."
이렇듯 제작진에겐 전쟁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곳을 헌팅하기 위해 발품 파는 일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덕분에 감독과 스태프는 물론 배우들까지도 전쟁의 현장을 상기하며 촬영할 수 있었다.
영화는 여러 매력포인트가 존재하지만 뭐니뭐니해도 타란티노의 눈으로 보고 만든 전쟁 영화라는 점이 팬들의 기대치를 극한으로 끌어 올린다.
거대한 스케일 안에서 최고의 배우들이 타란티노와 함께 결성한 막장 특공대 '개떼들'의 활약은 과연 어떤 풍파를 일으킬지 그들이 진짜 나치 머리 가죽 100개를 다 벗겨냈는지 오늘 확인해보자.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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