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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전설이다' 우사인 볼트 23번째 생일 자축

Los Angeles

2009.08.20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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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m도 19초19 '세계 신기록'
뛰면 신기록이다.

'지구상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우사인 볼트(자메이카)가 자신의 23번째 생일을 자축했다. 볼트는 생일을 하루 앞둔 20일 독일 베를린 올림피아슈타디온에서 마감한 제12회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200 결승에서 19초19로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종전 세계기록 19초30을 0.11초나 앞당겼다.

볼트는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르키는 특유의 우승 세레머니를 보인 뒤 인터뷰에서 "난 곧 전설이 될 것이다"라고 호언했다. 그는 이어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이 내게 기사작위라도 줘야되는 것 아니냐"며 너스레를 떨었다.

16일 남자 100 결승에서도 9초58로 세계신기록을 세웠던 터라 이날 레이스는 시작 전부터 볼트의 우승은 떼어놓은 당상처럼 여겨졌고 세계신기록 달성 여부가 초미의 관심을 불러모았다.

한 번의 부정출발 후 스타트 총성과 함께 총알처럼 블록을 박차고 나간 볼트는 곡선주로에서 이미 6번 레인의 알론소 에드워드(파나마)를 따라잡았고 이후 직선주로부터는 100 넘게 단독질주를 이어갔다.

올림피아슈타디온을 가득 메운 7만여 팬들은 볼트의 우승을 확신한 뒤 신기록 달성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웠고 전광판에 순간적으로 19초20이라는 숫자가 켜지자 일제히 환호성을 지르며 역사적인 순간을 기뻐했다. 공식기록이 19초19로 0.01초 줄자 팬들은 더욱 놀라운 표정을 지었다.

2위는 19초81을 찍은 에드워드가 3위는 19초85로 들어온 월러스 스피어먼(미국)이 각각 차지했다.

2007 오사카 세계대회에서 이 종목을 제패한 타이슨 게이(26.미국)가 사타구니 통증을 이유로 결장 볼트에 대항할 마땅한 경쟁자가 없어 '신기록은 힘들지 않겠냐'라는 전망도 있었다.

게다가 볼트가 전날 "올해 100에 집중하다보니 200는 연습을 많이 못했다"며 기록 수립에 비관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 폭발적인 학다리 주법으로 예상밖의 레이스를 펼쳐 온 볼트는 자신의 주종목인 200에서 또 한 번 세계를 놀라게 했다.

볼트는 지난해 베이징올림픽에서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마이클 잔슨이 작성한 200 세계기록(19초32)을 0.02초 줄여 12년 만에 신기록을 달성했고 1년만에 또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번 대회서 100와 200를 세계신기록으로 우승한 볼트는 우승상금으로 각각 6만 달러 신기록 보너스로 각각 10만 달러 등 총 32만 달러를 챙겼다.

한편 볼트는 경쟁자들의 기록도 높여주는 '볼트 효과'를 일으키고 있다.

100에서 은메달에 그쳤으나 게이가 9초71로 미국 신기록을 세운 것을 시작으로 결승에 뛰었던 5명이 9초93 이하로 결승선에 들어오는 등 좋은 기록이 양산됐다.

200 결승에서도 2위 알론소 에드워드(파나마.19초81)가 지역 신기록을 나머지 3명은 각각 시즌 개인 최고기록과 개인 최고기록을 나란히 찍는 등 기록이 전반적으로 향상되는 효과가 나타났다.

볼트가 이끄는 속도전이 탄환 경쟁에 불을 지피고 있는 셈이다.

이로써 볼트는 뉴욕(100 9초72) 베이징(100 9초69 200 19초30) 베를린(100 9초58 200 19초19) 등 북미 아시아 유럽 3개 대륙에서 세계신기록을 작성했다.

트랙의 종류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잡식성 질주본능에 이제 한창인 나이까지 더해져 앞으로 볼트가 선사할 인간 한계의 도전이 과연 어디까지 이어질지 세계 60억 인구의 시선이 온통 그에게 쏠려 있다.

원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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