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회의 공간·넓은 주방 등이 구매 포인트
[2021년 주택시장 10대 트렌드]
살고 일하고 쉬는 공간 의미 커져
세대 아우르는 안전한 주거에 관심
▶줌(Zoom) 룸
재택근무가 확산하면서 기존 홈 오피스의 개념이 이제는 화상회의를 겸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 화상회의 시스템 줌(Zoom)이 대표적으로 아예 일부에서는 ‘줌 룸’이라는 용어까지 등장했다.
지난 11월 기준으로 홈 오피스나 줌 룸을 언급하며 매물로 올린 경우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8.5%나 늘었다. 여기에 거실 대신에 아이들의 공부방을 원하는 경우도 올해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홈케이션(Homecation) 요소
여행을 할 수 없게 되면서 집에서 휴가를 즐기려는 아이디어들이 늘고 있다. 질로 검색 통계에 따르면 수영장(pool), 물가(waterfront), 선착장(dock)은 올해 톱10 검색어에 포함됐다. 또 집을 휴양지처럼 느끼게 해줄 시설들도 인기가 좋았다. 대표적으로 욕실 내에 벽에 붙어 있지 않은 단독 욕조가 있는 집은 기대치보다 5.5% 비싸게 팔렸다. 여기에 좀 더 여유가 있는 바이어들은 아예 휴양지를 알아봤는데 키웨스트, 저지 쇼어, 케이프 코드 등의 매물에 대한 페이지 뷰는 50% 가까이 늘었다.
▶세대를 아우르는 공간
젊은 자녀와 연로하신 부모님이 재정적인 이유 또는 건강 관련 이유로 살림을 합치는 경우도 늘고 있다. 한 조사에 따르면 현재 6명 중 1명의 미국인은 이런 식으로 다양한 세대(generation)가 한 지붕 아래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건축업체인 ‘벅스 홈스’의 케이티 디트윌러 CEO는 “올해 본가로 되돌아오는 밀레니얼과 Z세대는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며 “풀 배스룸과베드룸을 갖춘 완벽한 지하실에 대한 요구가 그 여느 때보다 많았다”고 말했다.
▶미식가용 주방
팬데믹으로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많은 이들은 집에서 직접 조리를 하며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2021년에는 이런 움직임이 더욱 확산하면서 단순히 빵을 굽는 수준에서 벗어나 좀 더 수준 높은 요리를 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미 질로우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41%의 미국인은 팬데믹이전보다 더 잘 갖춰준 주방을 원하게 된 것으로 드러났다. 질로는 해가 바뀌면 이런 요구는 더욱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디트윌러 CEO는 “더욱 커진 캐비넷과 아일랜드 테이블에 대한 요구가 많아졌다”며 “지난해와 비교해 100건 이상 많은 아일랜드 테이블 설치 등 주방 업그레이드 요청이 있었다”고 말했다.
▶뒷마당 쉼터
안전하고 기능성을 갖춘 마당은 그 자체로 행복이다. 여기에 질로가 최근 여론조사 회사인 ‘해리스 폴’과 공동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41%의 응답자는 사회적 거리 두기가 화두로 떠오른 뒤 집에 딸린 넓은 아웃도어 공간에 큰 의미를 두게 된 것으로 나타났다.
넓은 뒷마당만 있다면 온 가족이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쉼터로 만드는 것이 어렵지 않고 덩달아 집의 가치까지 올릴 수 있다.
실제 질로 통계에 따르면 야외 화덕(firepit)을 갖춘 집은 다른 비슷한 조건의 집보다 2.8% 비싸게 팔렸고, 아웃도어 주방을 갖춘 집은 4.5% 더 값을 받았다. 여기에 스마트 스프링클러 시스템과 아웃도어 조명시설 등을 갖춘 집은 바이어들의 지대한 관심 속에서 예상보다 최대 15일 빨리 매매를 마칠 수 있었다.
▶스마트 안전 기술
세상은 어느 때보다 세균이 없는 집을 원하고 있다. 손대지 않아도 작동하는 터치리스 가전, 셀프 클리닝 변기와 비데 등 스마트 홈 테크놀로지가 상상을 현실로 만들고 있다. 아직은 틈새시장의 기술로 취급되는 면도 있지만, 시간이 갈수록 표준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케리 켈리 디자인 랩’의 케리 켈리 설립자는 “움직임이나 음성으로 작동하는 수도, 로봇 진공청소기와 첨단 전자 장비가 들어간 조명 등이 요리하고 청소하는 등의 일상을 한 단계 더 안전하고 편안하게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질로 통계에서도 하이테크는 인기 아이템인 것이 드러나 스마트 조명 시설을 갖춘 집은 평균 7일 더 빨리 팔렸고, 스마트 실내 온도 조절 장치가 탑재된 집은 6일 빨리 거래됐다.
▶소도시의 삶
원격근무의 기회가 점차 늘면서 많은 바이어는 어떤 곳에서 어떻게 살 것인지 새롭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가장 큰 특징은 복잡한 도심 근처에서 살 필요가 사라지면서 바이어들은 생활비가 적게 드는 작은 동네에서의 삶을 고려하고 있다. 이미 전국적으로 대도시 주변의 큰 관심을 받지 못했던 소도시에 위치한 주택의 검색이 2배 이상 늘어난 곳이 많다. 특히 인구 5만4000~13만7000명의 소도시는 통계상 기존주택 거래가 34.3% 증가했다.
▶집에서의 건강
외출이 제한되면서 사람들은 집에서 운동하거나, 마음의 평화를 구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11월 질로를 통해 거래된 4.1%의 매물은 집 안에 건강과 웰빙을 위한 공간이 있다는 점을 광고했다. 비단 집 안에 운동할 공간만 마련하는 것이 아니라 명상을 하거나 사색을 할 수 있는 공간과 설비를 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그렇다고 대단한 정도는 아니고 거라지나 지하실에 추가로 침실을 만드는 수준으로 사생활을 위한 쉼터 설치가 늘었다.
▶반려동물 배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함께 할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들이는 경우도 늘었다. 여론조사 회사 ‘닐슨’이 지난 7월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의 응답자는 3~6월 한 마리 이상의 강아지나 고양이를 입양했다고 답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5%에 못 미쳤던 것이 4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올해 질로를 통해 거래된 주택 중 펫 샤워(pet shower)나 도그 워시(dog wash) 등을 언급한 매물이 비슷한 조건의 다른 집보다 5.1% 비싸게 팔렸고, 뒷마당에 담장이 있다고 알린 매물은 평균보다 6.8일 일찍 거래되는 등 반려동물에 대한 배려가 통계로서 확인됐다.
▶신축 수요 증가
올 3분기 신축 주택에 대한 검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2% 급증했다. 질로는 “깨끗하고 새로운 집에서 좀 더 개인적인 생활을 원하는 바이어의 수요가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또 올해 신규 주택을 산 4분의 1 이상은 구매 후 개인적인 취향을 반영해 집을 추가로 고쳤다.
류정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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