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섯 샤브샤브’가 대표적인 웰빙 요리로 나파나 산호세는 물론 몬트레이서 손님이 찾아 올 정도
현대사회 식탁에서 ‘웰빙’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돼 가고 있다. 따라서 웰빙을 구현하고 손님들의 건강을 먼저 생각하는 식당에 손님들의 눈길이 가는 것은 당연지사가 아닐까 한다.
가족의 식단을 꾸미는 마음으로 고객들의 건강을 생각하며 웰빙 식단 개발을 위해 항상 노력하는 한식당이 한 곳, 오클랜드 레이크 메리트 주변에 자리 잡고 있다.
다름 아닌 ‘종가집’이다.
주인 오경자사장은 실제로는 5형제 중 막내에게 시집간 막내 며느리지만 마치 종가집 맏며느리처럼 손님들의 건강을 시집식구 건강 챙기듯 챙기면서 고객들의 건강과 웰빙에 치중한 메뉴를 연달아 선보이기로 유명한 사람이다.
오사장은 웰빙 메뉴를 일 년에 한 번씩 내놓는 것에 나름대로 상당한 자부심을 느끼는 사람이다.
한마디로 ‘자뻑’ 수준에 가깝다. 쌈밥, 고기샤브샤브, 버섯 샤브샤브, 해물 샤브샤브, 민어 찜, 흑돼지 묵은 김치 구이, 종가집 스타일 메밀쟁반 등등. 일 년에 한 가지씩 오사장이 지난 10년 동안 선보인 음식들이다.
북가주 유일의 한정식전문집이란 별칭답게 종가집은 한정식에 관한 한 일가견이 있는 집임에 틀림없어 보이는 대목이다.
이 집의 메뉴가 하도 많다고 소문이 나서, 간 김에 세어 보니 정확히 메뉴판에 나열된 음식 가지 수는 172가지였다.
혀를 찰 노릇이다. 그러니 주인의 별명이 ‘자뻑’인 것이 실감날 정도다.
오사장이 추천하는 2009년 종가집 웰빙 메뉴는 버섯 샤브샤브다.
원래 샤브샤브는 끓는 국물에 고기, 야채, 해물 등을 대쳐서 먹는 요리다. 샤브샤브는 원래 “살짝 살짝 또는 찰랑 찰랑” 이라는 일본어 의성어에서 비롯된 말이다. 일설에 의하면 샤브샤브는 13세기 칭기즈칸이 대륙을 평정하던 시절, 투구에 물을 끓이고 즉석에서 조달한 양고기와 야채를 익혀 먹던 야전형 요리가 원조다. 몽고점령기에 한반도를 거쳐 일본으로 건너가 현대적 요리로 정착하며 샤브샤브라는 명칭을 붙였다고 한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우리나라 음식 연구가들은 우리들의 전통 조리법에도 샤브샤브와 같은 형태의 음식이 있고 그것이 바로 샤브샤브의 원형이라고 주장한다. 그것은 토렴이라고 하는 방식이 바로 그것이다.
토렴은 밥이나 국수에 뜨거운 국물을 부었다가 따라내는 것을 여러 번 반복하여 데우는 일을 뜻하는 말이다. 토렴 요리 전문가들은 토렴은 삼국시대 전쟁터에서 철로된 투구에 물을 끓여 아채와 고기를 익혀 먹거나 데워 먹은 데서 비롯되었다고 설명한다.
종가집 샤브샤브는 고기샤브샤브, 해물샤브샤브, 버섯 샤브샤브로 점차 진화되고 있음이 특징이다.
점점 더 웰빙을 추구함이 돋보인다고 나 할까, 아무튼 고기의 양을 점점 줄이고 야채와 버섯 비중을 높이는 중인것이다. 오사장은 자신의 요리 비법 공개에 관한 한 깍쟁이(?)다.
육수비결을 알려달라고 해도. 소스를 어떻게 만들었냐고 물어 봐도 묵비권 일색이다.
노하우 아니, 레스피 공개 자체를 ‘내 밥줄’이라며 아예 꺼린다.
하기야 밥줄이니까 이해해야 할 부분이기는 한 것 같다.
단백한 육수에 파와 양송이를 우선 넣고 끓이는 이 샤브샤브는 버섯 종류만 양송이, 자연송이, 표고버섯, 팽이버섯 등 5-6가지나 된다. 여기다 쑥갓, 두부, 팽이버섯을 속으로 해 소고기를 살포시 말은 고기버섯 말이 까지 고객들은 ‘무엇을 먼저 대쳐 먹을 지’ 즐거운 고민에 빠지고 만다.
푸짐한 채소와 버섯들의 맛이 그리워, 산호세는 물론 샌프란시스코 멀리 나파에서까지 이 집을 찾는다고 한다.
고기는 땅콩소스에 야채는 간장겨자소스에 찍어 먹을 때 제 맛이다. “집에 가서 혼자만 해먹으려 하니 소스 성분 좀 공개하라”고 해도 이 깍쟁이 주인(?)은 일절 함구만 한다. 정말 공개 안 할 만한 것 같기도 하다. 그야말로 ‘오묘한 맛’이 입가를 맴돌아서다. 야채와 버섯, 고기 버섯 말이를 모두 대쳐 먹고 나면 또 다른 행복한 고민에 빠진다.
남은 육수에다가 쫀득쫀득한 칼국수를 끓여 먹을 까, 아니면 밥한 공기를 넣고 푹 끓여 죽을 쑤어 먹을 까 선택의 기로에 서야 하기 때문이다.
중국집에 가서 자장면 먹을까 짬뽕 먹을 까 기분하고 똑 같다고 할 까, ‘짬짜’(짬뽕+자장)처럼 칼죽(칼국수+죽)을 달라는 사람도 있을 것 같은 기분이다.
이 집에서는 시원한 열무김치에 소면을 한 웅큼 말아 에피타이져로 내놓는다. 독특한 서비스 음식이다. 주로 음식 나오기 전에 나오는데 샤브샤브를 먹을 때 만큼은 칼국수나 죽 쑤어 먹고 나서 시킬 것을 권한다.
뜨거운 샤브샤브 먹고 가심용으로 이만한 게 없어서다.
건강 쌈밥도 이집의 자랑메뉴다.
상추, 다시마, 무 피클, 양배추 데친 것, 당근, 오이, 치커리 등등 과 싸먹는 돼지불고기, 불고기, 낚지볶음, 생삽겹살, 쭈꾸미 등의 맛은 베이지역 최고의 쌈밥 맛이다.
흑돼지 묵은 지 구이, 육회 비빔밥, 동치미 구수, 메밀쟁반 등도 이 집의 추천할 만한 메뉴다. 반찬가지수로는 이집 따라갈 만한 집이 북가주에 없는 듯 하다.
밑반찬 수가 무려 20가지여서다.
정말 다양한 밑반찬 덕분에 시킨 주요리는 ‘투 고’로 바꾸고 밑반찬을 벗 삼아 밥 한 공기 후딱 먹고 가는 손님이 있을 정도라고 오사장은 귀뜸한다.
종가집은 정갈한 밑반찬에 한식 인테리어까지 가미한 명실상부한 ‘한정식 집’이다.
이층에는 연회장이 마련돼 있어 한정식 파티 장소로도 그만이다.
전용주차장이 마련되지 않아서 불편할 것 같지만 이 또한 걱정 안 해도 된다. 주차 대행 서비스를 해주기 때문이다. 모 처럼의 외식기회, ‘웰빙 버섯 샤브샤브’를 추천해 본다.
전화는 510-444-7658이며 주소는 372 Grand Ave. Oakland, CA 94610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