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 사마리탄병원 한인 의사들-2] 이상준 산부인과 전문의
"산부인과 의사는 위대한 직업" 자부심
난소 종양 제거로 명성 '한국 명의 50인'에 뽑혀
불임 고통받던 여성들 아기 갖게될 때 큰보람
이상준 산부인과 전문의는 특히 이 병원의 산부인과 병동은 산모에게 안정감을 줘서 적극 권하고 싶다고 말한다.
71년 연세대 의대를 졸업한 이 전문의가 미국에 이민 온 것은 74년 동부쪽인 필라델피아였다. 그 곳의 메릴랜드 의과대학에서 레지던트와 외과 및 산부인과 전문의를 79년에 수료하고 곧바로 캐롤 카운티 병원에서 산부인과 의사로서 환자를 보기 시작했다.
"한국에 가기 전인 98년까지 그 병원에서 산부인과 과장(chairman)까지 지냈으니 20년은 되나 봅니다. 한인은 별로 없고 환자가 주로 미국 여성들이었지요."
20년 가까이 미국인 환자만 대하다가 98년 성균관 의대 강북 삼성병원에 초빙되어 의대교수와 산부인과 과장을 하면서 활발한 활동을 했다.
"오랜동안 미국에서 환자를 보다보니 자신도 모르게 미국식으로 환자를 대했던 모양인데 그게 한국에서는 신선하게 보였던 모양이에요. "
예를 들어 몇시간 기다리다가 실상 의사보는 시간은 5분도 걸리지 않는 것이 한국식 진료이다. 그러나 이곳 미국서는 증세를 자세히 설명해 줄 뿐아니라 환자의 질문에는 모두 대답해주면서 환자를 위해 의사들은 기본적으로 한국보다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그러다 보니 신문사에서도 산부인과 쪽으로 업데이트된 건강 칼럼을 써달라는 기고 부탁도 받았고 나중엔 TV에서까지 의료 관련된 정기 프로를 하기도 했어요. 3년 남짓 한국에 있는 동안 뜻하지 않게 매스컴을 많이 탔지요."
조선일보에서 뽑는 '한국의 명의 50인'에도 들어 갈 정도로 실력과 인기를 한 몸에 누렸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삼성병원에 난소에 비정상적인 모양의 기형종이 생긴 환자가 입원했는데 이 박사가 수술로 그 종양을 성공적으로 제거했다. 놀랍게도 종양 속에는 머리카락 피부 그리고 어금니 모양을 한 뼈조각이 있었다. 보기 드문 케이스로 난해도 높은 종양제거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쳐 TV에도 그 과정이 자세히 소개된 바 있다.
"사람에 따라서 난소에 몸안에 들어 온 물질들이 모여 비정상적인 종양을 형성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번 케이스는 그 내용물들이 매우 독특해서 저 역시 수술하고 매우 흥분했던 순간이지요."
의사로서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도 이처럼 원인도 잘 모르고 또 치료도 힘든 케이스를 해결해 환자에게 안도감을 줄 때라고 말한다.
"무엇보다 행복할 때는 아기를 갖기 힘든 여성이 병을 잘 극복해서 건강한 자녀를 출산할 때 그 가족들이 느끼는 기쁨을 저 역시 공감할 수 있을 때이지요."
필라델피아의 캐롤 카운티 병원에 있을 때 40대 초반의 미국인 여성이 아주 심한 자궁 내막증으로 찾아 왔다.
자궁에 혹의 사이즈가 너무 컸는데 3시간 반 동안 복개없이 복강경을 이용해 무사히 제거했다. 일년 후 임신이 됐다고 다시 찾아왔을 때 그리고 건강한 아들을 낳았을 때 그 남편과 가족이 기뻐하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산부인과 의사처럼 위대한 직업은 없다'는 생각을 했다.
"의대를 졸업하고 미국인 환자 그후 한국에서 한국환자 그 다음에 2001년 부터 지금까지 이곳 LA에서 한인환자를 보면서 산부인과 의사로서 느끼는 것은 여성의 존재가 얼마나 중요하고 또 그처럼 소중한 여성의 건강 그것도 가장 기본적인 산부인과 질병을 고친다는데 큰 자부심을 갖게 됩니다."
이상준 산부인과 전문의는 아마 다른 산부인과 의사들도 공감할 것이라며 웃는다.
■ 요즘 산부인과서는…
# 여성들에게 많은 자궁 경부암을 유발시키는 바이러스를 찾아냈다. 사람의 유두처럼 생겼다고 해서 '인 유두 바이러스'라 부른다. 이를 예방할 수 있는 백신도 개발했다. 산부인과 의사들은 취학 아동인 9세의 소녀에서 부터 26세 여성들에게 백신을 맞도록 적극 권장하고 있다.
간염 백신처럼 3차례에 걸쳐 백신을 맞으면 자궁 경부암에 대한 염려를 하지 않을 수 있다. 산부인과쪽에서의 백신 개발이기 때문에 획기적인 진보라 할 수 있다.
# 과체중인 여성 스트레스가 많은 여성 일찍 성생활을 시작한 여성일수록 산부인과 쪽의 병에 걸릴 확률이 높다.
특히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경우 비정상적인 자궁출혈 증세를 나타낸다. 또 일찍 성생활을 하거나 파트너를 자주 바꾸는 여성일수록 자궁내 염증 유발 가능성이 높고 이것이 불임으로 연결된다.
# 18세 이후(혹은 이성교제를 시작하면서부터) 일년에 한번 산부인과 정기검진을 받도록 미국 산부인과 의사들은 딸을 가진 부모들에게 권하고 있다. 이때 자궁 염증을 비롯해 자궁암생리상태 등에 이상 여부를 알아 조기 치료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김인순 기자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