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탁구 커플' 안재형(43)-자오즈민(45) 부부의 아들 안병훈(17)이 제109회 US아마추어 골프챔피언십 4강에 진출했다. 안병훈은 28일 오클라호마주 털사의 서던힐스골프장(파70.7093야드)에서 매치플레이로 열린 8강전에서 스티브 지글러를 연장 세 번째 홀에서 따돌리고 준결승에 올랐다.
바비크 파텔과 결승 진출을 다투게 된 안병훈은 "지금까지 쳐본 골프장 가운데 가장 어려운 코스다. 내일은 다소 안정적인 경기 운영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말했다.
안병훈은 결승에 오를 경우 2010년 US오픈 출전권을 확보하고 우승하면 지난해 이 대회에서 뉴질랜드 동포 대니 리(18)가 세웠던 대회 최연소 챔피언 기록을 새로 쓴다. 대니 리는 18세1개월에 우승을 차지한 반면 안병훈은 9월17일이 돼야 만 18세가 되기 때문이다.
안병훈의 캐디를 직접 맡고 있는 안재형 전 대한항공 탁구 감독은 "사실 어릴 때 체형이 비대한 편이고 운동신경이 별로 없었는데 우연히 7살 때 실내연습장에 같이 갔다가 몇 번 골프채를 휘두른 것이 인연이 됐다"면서 "이후 초등학교에 입학해 특별활동식으로 일주일에 세 번 정도 골프를 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성내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이후 남서울골프장 등에서 연습을 하며 실력을 키우던 안병훈은 2005년 12월 중학교 2학년을 마치고 미국으로 와 현재 플로리다주 브레든턴에 살고 있다.
키 186㎝에 96㎏의 건장한 체격이 돋보이는 안병훈은 드라이브샷 비거리만 300야드 정도 나간다는 것이 안재형 전 감독의 말이다. 미국 언론도 양용은(37)의 미PGA 챔피언십 우승에 이어 안병훈이 두각을 나타내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UC버클리 진학이 예정된 안병훈은 공식 인터뷰에서 "좋은 선수들이 많이 출전한 대회라 여기까지 오르게 될 줄 몰랐다.
내일 경기에 이겨 결승에 나가게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회는 준결승까지는 18홀 매치플레이로 열리며 결승은 오전과 오후에 18홀씩 총 36홀 경기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