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이야기] 오랑우탄도 악기 만들어 사용
보르네오의 야생 오랑우탄이 악기를 만들어 사용하는 것으로 밝혀져 문화가 인간의 전유물이 아님을 말해주고 있다고 라이브사이언스 닷컴이 보도했다.일부 오랑우탄들은 포식자와 마주치는 위급한 상황에서 나뭇잎을 이용해 굵고 낮은 소리를 냄으로써 실제보다 몸집이 더 크다는 인상을 줘 포식자를 쫓아 버리는 것으로 밝혀졌다.
영장류를 비롯한 다른 동물들이 먹이를 뒤지기 위해 도구를 사용하는 것이 발견된 적은 있지만 동물이 의사 전달에 도구를 사용하는 사례가 발견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네덜란드 위트레흐트 대학 연구진은 보르네오의 야생 오랑우탄이 뱀이나 구름무늬표범 호랑이 사람 등 무서운 상대와 마주쳤을 때 입술을 오므려 날카로운 쇳소리를 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오랑우탄들은 단독 생활을 하는 경우가 많아 가까운 동료가 달려오기엔 너무 멀기 때문에 이런 소리는 동료들에게 보내는 구조 요청이 아니라 위협적인 상대를 쫓아버리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들의 쇳소리는 세 가지 형태로 나오는데 하나는 단순히 입술만 사용한 것이고 두 번째는 손을 입술 앞에 대고 내는 소리이며 세 번째는 나뭇잎을 이용한 것이다.
세 번째 소리를 낼 때는 나뭇가지에서 훑어낸 잎사귀들을 모아 쥐고 입술에 댄 채 쇳소리를 내는데 이때 나는 소리는 주파수가 낮아지게 된다.
연구진은 몸집이 큰 오랑우탄일수록 낮은 주파수의 쇳소리를 내기 때문에 작은 오랑우탄이 자기보다 큰 녀석의 소리를 흉내 내기 위해 나뭇잎을 이용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진은 입술로 쇳소리를 내는 것은 모든 오랑우탄에게 공통된 행동이지만 도구를 사용해 소리를 바꾸는 행동은 일부 개체군에서만 발견된다면서 따라서 이는 오랑우탄에게도 문화가 있음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연구는 영국 생물학회지 프로시딩스 B. 최신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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