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1년 가까이 이어지면서 애틀랜타의 오피스 임대업주들이 위기를 맞고 있다.
12일 애틀랜타 저널(AJC) 보도에 따르면 메트로 애틀랜타 일대의 많은 오피스 건물들이 비어있고, 코로나 사태가 진정된다 하더라도 세입자들이 돌아오리라는 보장도 없다. 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세입자들을 붙잡기 위해서는 임대료를 큰 폭으로 할인해줄 수밖에 없어임대업주들이 받는 재정적 압박은 이래저래 커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건물주들은 고민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세입자들을 채우기 위해서는 코로나 전염을 차단할 수 있도록 방역시설에 투자해야 하지만 팬데믹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섣불리 투자에 나설 수 없다. 건물주들의 가장 큰 고민은 재택근무가 보편화되면서 앞으로 미국인들의 직장생활이나 근무환경이 근본적으로 바뀔 수 있다는 데 있다.
부동산 시장조사 회사인 코스타 그룹에 따르면 오피스 임대시장에 대한 비관적 전망으로 인해 메트로 애틀랜타의 사무실 평균 임대료는 작년 3월 스퀘어피트(sqft)당 26.61달러에서 12월 26.45달러로 떨어졌다. 여기에 임대료 할인이나 무료임대 기간까지 감안하면 임대료 수입은 더 줄어든다. 사무실 임대료가 하락한 것은 2012년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임대료 하락과 함께 세입자도 줄어들었다. 메트로 애틀랜타 지역의 평균 공실률은 작년 1월 11.5%에서 12월 13%로 뛰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임대기간 만료로 공실률이 올해도 큰 폭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빅터 캘러노그 상업용 부동산시장 분석가는 전국 공실률이 연말에 19.4%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 사태가 시작된 이후 뉴욕, 샌프란시스코, 라스베이거스 등 주요 오피스 시장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조지아에서는 임대료 체납에 따른 강제퇴거도 불안요인이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법원이 업무를 중단하거나 제한적으로 운영되고 있어 강제퇴거 소송이 산더미처럼 쌓이고 있다. 하지만 법원은 곧 정상업무에 복귀할 수밖에 없다. 또 일부 세입자들은 PPP(종업원 임금 보호 프로그램) 자금으로 시간을 벌 수 있었지만, 이 역시 한계가 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임대 사업주들의 재무상태가 계속 악화되면 결국 파산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캘로노그 분석가는 올 하반기쯤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하는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가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직원들의 재택근무로 비어있는 사무실을 서브리스로 돌리려는 세입자들이 많아지면서 현재 메트로 애틀랜타 지역에서 임대 매물은 작년 1월 320만 sqft에서 현재 550만 sqft로크게 늘어났다.
시장조사 회사인 커머셜 카페에 따르면 메트로 애틀랜타 지역 풀타임 직원의 재택근무는 2019년 26만명에서 677% 급증해 현재 200만명을 넘어섰다. 시간이 지날수록 고층 오피스 타워들이 텅 비게 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 위기를 부채질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