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에서] 믿음의 거부
방동섭 목사/미주성산교회
정말 그런가? 성경을 보면 이삭에 대한 한 기록이 나오는데 그가 "창대하고 왕성하여 마침내 거부가 되었다"고 하였다(창세기 26:13). 이삭은 매우 경건하고 어질게 살던 평범한 사람이었다. 그는 부자가 되기 위해 어떤 야비한 방법이나 속임수를 쓴 적이 없는 사람이었다.
다시 말하면 부자가 되기는 어려운 사람이었다. 그는 당시 자신이 살던 곳에 흉년이 들자 기근을 피해 이방 땅 블레셋에 와서 농사를 지었는데 그 해 백배나 되는 소출을 얻었다고 하였다.
사람들은 부자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그 이유는 부자들이 대부분 부자가 될 만한 그릇이 아닌데 단지 부모를 잘 만났거나 특권적 지위를 이용하여 부자가 되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은 자신의 재산 가운데 85%에 해당되는 374억 달러를 5개 단체에 나누어 기부하였다. 특히 그는 그의 기부금 대부분을 빌게이츠 부부가 운영하는 〈게이츠 재단>에 보내기로 하였다.
빌게이츠의 기부금과 워렌 버핏의 기부금을 합치면 〈게이츠 재단>의 규모는 무려 600억 달러에 이른다고 한다. 후진국 교육 사업과 에이즈 말라리아 결핵 퇴치 사업을 벌이고 있다.
세계적인 갑부 빌 게이츠와 워렌 버핏이 만나 지구촌의 어려움을 위해 가장 멋지고 아름다운 방식으로 자신들의 돈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학창시절 신문배달 등으로 어렵게 모은 9800 달러를 밑천으로 50년 만에 거부가 된 워렌 버핏은 이렇게 엄청난 돈을 기증하면서도 자신을 위해서는 아직도 네브라스카주 오마하 작은 집에서 살고 있으며 중고차를 타고 12 달러짜리 이발소에서 다니고 있다.
이런 얘기를 들으며 우리는 한국사람 중에는 "왜 이런 부자가 나오지 않을까?" 묻는다. 그동안 우리는 '돈 버는 법'은 배웠어도 '돈 잘 쓰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 그래서 돈을 벌면 호위호식하고 편법을 써서라도 자식들에게 물려줄 생각을 하지만 사회에 환원시킬 생각은 거의 해보지 못했다.
우리의 자녀들이 앞으로 미국을 바꾸고 세계를 바꾸는 사람이 되려면 돈도 잘 벌어야 하지만 돈을 멋지게 사용하는 훈련을 시켜야 한다고 본다. 한국은 경제 규모가 세계 10위권에 들어가는 강국이지만 기부하는 문화를 보면 아직 후진국이다.
이제 한국 사람들도 국제 사회에서 '돈을 악착같이 버는 민족'이라는 평가보다 열심히 일하면서도 '가장 멋지게 돈을 사용하는 민족'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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