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 공공성] 부동산 투기와 노동의 가치
최근 한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직업은 뭐니뭐니해도 'LH 직원'이라고 한다. LH 직원들의 땅투기에 국민 전체가 분노하고 있는 중이다.부동산만큼은 자신 있으며 결코 투기로는 돈을 못 번다고 호언장담했던 문재인 정부의 최대 실책이 될 것 같다.
아이러니하게도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가장 신뢰했던 자들이 스스로 '벼락거지'라고 부르는 진풍경이 연출되었다.
"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을 샀다"는 자들만이 자랑스레 집장만한 이야기를 떠들고 다닌다.
'코로나 블루'보다 더 무서운 우울증이 '부동산 블루'라는 웃지 못할 우스갯소리가 있다. 이런 상황에 "이걸로 해고돼도 땅 수익이 평생 월급보다 많다"는 LH 직원의 발언은 부동산이 가져다주는불로소득에 대한 한국적 강박을 잘 보여준다. 하긴 경실련의 발표에 따르면 현 정부 정책 아래 서울 아파트값이 78%나 올랐다고 하니 열심히 일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촛불로 탄생한 현 정부가 부동산 공화국이 되고 벼락거지를 양산하는 것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바로 노동의 존엄성이 상실되는 것에 있다.
마틴 루터 킹 목사는 쓰레기 청소부들이 쓰레기를 제대로 줍지 않으면 병이 창궐하게 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청소 노동자들의 역할이나 의사의 역할 모두 똑같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런 의미에서 모든 노동은 동일하게 존엄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더욱이 팬데믹 사태를 경험하면서 우리는 얼마나 수많은 노동자의수고에 의존해 왔는지 깨닫게 된다.
그러나 부동산 투기로 대변되는 불로소득은 이런 노동의 존엄성을 박살낸다. 한 번 대박 난 부동산이 평생 월급보다 많다면 어느 누가 성실히 일하려고 하겠는가. 어느 누가 더 나은 세상을 위해 공공선을 위해 나는 지금 이 순간 정말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고 자부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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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득 / 목사·칼빈신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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