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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인물열전] 솔로몬, "하나님 망각의 병에 걸리다"

이상명 교수/미주장로회신학대 신약학

지혜의 대명사 열정적인 행정가 예루살렘 성전 건축가 그리고 제국의 건설자로서 고대 근동사회에서 이름을 떨쳤던 이스라엘 왕이 있었으니 그가 솔로몬이다. 다윗과 밧세바 사이의 부정한 정사(情事)를 통해 태어난 솔로몬은 3대 왕으로 등극하여 약 40년간 이스라엘을 통치하였다.

솔로몬은 왕으로 등극하기 전 고대사회의 권력 암투에서 보이듯 그의 형이었던 아도니야를 포함한 모든 정적(政敵)들을 가차 없이 숙청함으로써 왕권을 강화하였다.

왕위에 오른 솔로몬이 일천번제를 드린 사건은 유명하다. 그 번제 이후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지혜로 솔로몬은 공정한 판결을 내렸으며 20년에 걸쳐서 성전과 왕궁을 건축하였다. 그 뿐인가 곳곳에 성곽을 쌓고 조선소를 만들어 해상권도 장악하였으니 이스라엘 역사에 솔로몬 시대보다 번영과 태평성대를 구가하던 때는 없었다. 문학에도 뛰어나 그가 기록한 삼천 잠언과 천다섯 편의 시가는 구약성서의 일부가 되었다.

자신의 절대적인 왕권에 걸맞게 솔로몬은 아내 700명과 첩 300명을 거느리고 살았다고 한다. 물론 이 모든 결혼은 솔로몬이 정략적 차원에서 자신의 왕국의 보호막이로 채택한 속된 말로 일종의 보험(insurance)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이것이 화근이 될 줄이야. 그 여인들이 단지 몸만 온 것이 아니라 그들이 섬기던 신들까지 들고 왔으니 이스라엘 야훼 종교는 혼합주의적 경향으로 흐르게 되었고 영적인 쇠퇴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솔로몬의 전제정치와 대규모 건축 프로젝트를 위한 과도한 세금징수와 혼합주의적 종교행태로 인하여 결국 민심은 이반(離反)되었고 그의 사후 왕국은 북 이스라엘과 남 유다 왕국으로 각각 분열되었으니 하나님을 떠난 한 절대 권력자가 남긴 흉물스런 몰골이 이후 국가에 드리운 큰 암운이 된 것이다.

절대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한다고 했던가. 모든 권력이 더 오를 수 없는 최고의 정점에 서 있을 때 대부분의 권력이 '하나님 망각'이라는 돌아올 수 없는 영적인 레테(Lethe)의 강을 건너고 만다. '인간'의 헬라어 단어인 '안스로포스'('위를 바라보는 자')가 함의하듯 '위' 바라보기를 중단할 때 '아래' 바라보기에도 적신호가 켜지는 법임을 솔로몬이 반면교사로서 우리를 가르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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