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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 커플스 리트리트] 휴가간 네 커플 앞엔 황당한 프로그램이···

잔잔한 에피소드 통해서 부부간 문제점 끄집어내

사랑스런 두 아이를 둔 편안하고도 안정된 삶을 살아가던 데이브(빈스 본) 로니(말린 에이커맨) 부부는 '이혼을 고려하고 있다'는 제이슨 신시아 부부의 갑작스런 발표에 적잖이 당황한다. 이들과 오래도록 좋은 친구로 지내고 있던 조이 루시 부부 셰인과 트루디 커플도 충격을 받긴 마찬가지.

네 커플은 제이슨 신시아 부부가 사랑을 확인하고 마음을 돌리길 바라는 마음으로 다 함께 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하고 '지상 낙원'이라는 열대 휴양지 '에덴 리조트'로 1주일간 함께 휴가를 떠난다.

그러나 막상 도착한 휴양지에는 기대했던 제트스키과 스노클링 화려한 파티 대신 부부관계의 문제점을 찾고 회복하기 위한 황당한 프로그램들만이 네 쌍의 부부를 기다리고 있다.

부부들의 수련회를 총 지휘하는 마르셀(장 르노)의 지도 아래 우스꽝스러운 교육을 받는가 하면 심리상담가와의 원치않는 면담까지 강요받게 되자 '에덴 리조트'에 대한 커플들의 실망과 불만은 점점 커져만 간다.

그러나 그 사이 네 커플은 그 동안 모른 척 살아 왔던 부부간의 문제나 상처 감춰왔던 서로에 대한 기대와 실망들을 하나씩 끄집어 내고 충돌해가며 '우리는 정말 어떤 부부인가' '우리 부부 사이는 지금 어떠한가'에 대해 조금씩 깨달아가게 된다.

'커플스 리트리트'(Couples Retreat)에는 사회적 안정과 책임감 헌신 등의 이름 아래 정작 일상 안에서 서로의 상태나 감정에 대해서는 무관심해왔던 부부들이 이를 깨달아가는 과정이 유쾌하게 그려져 있다.

영화 속엔 엄청난 사건도 눈에 띄게 독특한 캐릭터도 없지만 네 부부를 한 군데 몰아 넣었을 때 충분히 일어날 법한 잔잔한 에피소드와 사소한 대화들이 이어져 오히려 공감을 산다. 부부란 가정을 이뤄 공동의 삶을 이뤄가는 운명공동체이기도 하지만 그에 앞서 개인과 개인의 만남이자 관계맺기라는 사실을 환기시켜 주기도 한다.

주연을 맡은 빈스 본과 존 파브로는 각본 작업에도 참여해 황당한 설정에서도 현실감 있는 이야기와 캐릭터들의 고민을 끌어내는 데 큰 몫을 했다. 영화의 주 배경이 되는 보라보라 섬의 아름다운 자연과 장 르노의 어눌하면서도 코믹한 연기를 보는 것도 '커플스 리트리트'가 가진 또 다른 재미다.

다만 영화 후반 네 커플의 갈등을 너무 짧은 시간 안에 성급히 마무리지어 버린 점은 안타깝다. 영화 중반까지 섬세하게 공들여 끄집어 낸 각 부부들만의 고민이 갑자기 시시해져 버리는 듯한 배신감마저 들기 때문이다.

이경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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