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류마티스 환자를 진찰할 때엔 언제나 편도선의 염증 유·무를 살핀다. 그것은 편도선염을 병소로 하는 류마티스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만성편도선염일 때도 확인할 필요가 있지만 급성인 때는 반드시라고 할 정도로 필요하다.
급성의 편도선염을 수반하는 류마티스인 경우엔 경동맥동자침(頸動脈洞刺鍼)이 기적적인 치료효과가 있다. 만성 류마티스인 경우 편도에 염증이 있을 경우 편도선염의 치료를 함께 하지 않으면 효과가 적다.
또 만성 류마티스 환자가 편도선염을 일으키면 갑자기 통증이 심해지든가 관절이 붓는 등 증상이 악화된다. 급성 관절 류마티스의 전신 증상이 경동맥동자침에 의해 즉시 경쾌해져 수회의 치료로 완쾌된 예를 수없이 경험했다. 여기에 흥미있는 치료사례 하나를 소개한다. 1971년 1월 환자는 14세 중등 1년 여학생이었다.
모친의 의뢰로 왕진을 갔다. 증례(症例)는 2주 전 부터 39도 5분의 고열이 지속되고 좌측 대퇴부에서 슬관절까지 극심한 통증이 있어 전혀 움직일 수가 없어서 의사의 왕진을 부탁하였더니 골수염으로 진단을 하고 매일 같이 페니실린을 주사했으나 2주가 지나도록 열은 내리지 않고 통증도 전혀 변화가 없다고 한다.
필자가 진찰을 해보니 슬관절에 종장과 압통이 있을 뿐 아니라 족관절에도 종장과 압통이 나타났다. 발을 움직여 보려 했으나 통증 때문에 전혀 움직일 수가 없었다. 가볍기는 하지만 좌 손목관절에도 종장과 압통이 나타났다.
필자는 좀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혹시 골수염이 아니라 급성 류마티스열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경동맥동자침을 하였더니 대퇴부에서 슬관절, 족관절의 동통이 즉시 줄어 들었고 발도 움직일 수가 있었다. 하여 복와위(伏臥位)로 누이고 진찰을 해보니 좌 요추 하부에서 선골에 이르는 곳에 압통이 저명하고 붓기가 손 끝에 느껴졌다.
이러한 반응은 류마티스의 공통된 현상이다. 이곳에 자침한 바 침향이 무릎에서 발끝까지 전해졌다. 다시 목과 견배부를 살펴보니 좌측 후두부 아래와 좌측 등 윗부분에 압통이 저명하고 경결이 있었다. 이것도 편도선염이나 인두염의 경우 예외없이 나타나는 반응으로 이곳의 자침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좌측 팔굽관절 주위와 무릎관절, 발목관절 주변의 반응혈에 자침하였더니 통증이 감소되고 고관절의 운동도 가능해졌으며 어렵사리 일어나 걷기도 하였다. 그 후 4회의 치료로 골수염으로 오진되었던 급성 류마티스열로 인한 질환이 완치되었다.
경동맥동에는 동맥 내 혈압을 지각하는 수용기가 있으며 조압중추(調壓中樞)와 연결되어 있어서 전신의 혈압 조절에 큰 역할을 하므로 이곳에 자침하면 혈압강화와 혈액의 순행을 도와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