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왕·왕비 의상·장신구 등 모든 작품 한국서 직접 공수 내달 27일까지 존스보로서 “우리 옷·문화 알리기 보람”
한복 전시회 1관.
한복 전시회 1관에 전시된 화관.
한복 전시회 2관.
“한복은 사상, 관습, 행동, 기술 등 우리의 생활 양식과 정신이 깃든 한민족 고유의 의복을 지칭해요. ‘한복은 코리안’(Korean, 한국의 것), ‘코리안(한국의 전통 의상)은 한복’이라는 인식을 높이는 게 이번 전시회의 목적입니다.”
둘루스에서 차로 50분쯤 달리면 나오는 클레이튼 카운티 존스보로 시의 한 작은 전시관에 익숙하면서도 새삼 눈길이 가는 전시품들이 등장했다. 바로 한복이다. 직선과 곡선이 어우러져 뽐내는 우아한 자태의 한복이 이곳에 전시돼 주민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12일 아트 클레이튼 갤러리에서 만난 이은자 한복기술진흥원 미주지회장은 “진흥원이 조지아에서 한복 단독 전시회를 개최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한복에 담긴 우리의 전통과 아름다움을 소개할 기회가 생겨 기쁘다”고 말했다.
이번 한복 전시회의 부제는 ‘한복에 담긴 치유의 지혜를 만나다’. 이 회장은 “지난해 초 전시회를 기획했는데 코로나19팬데믹이 터졌다”면서 “과거 팬데믹을 슬기롭게 치유하고 이겨낸 한국인의 지혜를 의생활에서 찾아보고 문화를 통해 서로 이해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전시장에서는 조선시대 왕과 왕비의 복식 및 장신구부터 대례복, 활옷, 원삼, 왕의 면류관, 왕비의 대수머리, 전통 갓 등을 만날 수 있다. 이 회장에 따르면 사단법인 한복기술진흥원 박현주 원장, 김린다 이사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한국에서 모든 작품을 직접 공수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건 제4 전시실이다. 돌상, 혼례식, 선비의 일상, 대한제국 마지막 황실의 기념사진 등을 전시했다. 한복을 통해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만끽할 수 있다.
관람객들의 반응은 뜨겁다. 한 백인 관람객은 “완전 멋지다(gorgeous)”는 감탄사를 연발했다. 무엇보다 미국인 관람객들의 한복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갖도록 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이 회장은 “한 관람객이 한복을 보고 너무 아름답다면서 ‘기모노’냐고 되물어 씁쓸했다. 한복의 뜻과 미를 알리는 계기가 됐다”면서 “한복을 ‘HAN BOK’이라고 크게 써 놓고 한복의 의미, 입는 방법 등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함께 전시된 도자기들은 한복의 아름다움을 더 돋보이게 한다. 도자기들은 한인 김문희 작가의 작품으로 부드러우면서도 카리스마 있는 선이 현대적이면서도 동양의 미를 드러내 호응을 얻고 있다.
진흥원은 오는 24일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종이접기, 조각 이불 만들기 프로그램 등을 진행한다. 클레이튼 카운티가 직접 운영하는 갤러리라서 교육위원회 등 네트워크를 십분 활용하고 있다고 이 회장은 말했다.
한인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뷰포드에서 자녀들과 방문한 최미정 씨는 “한복이 이렇게 멋있고 우아하고 훌륭한 옷인지 몰랐다. 직접 보는 기회가 되어 너무 좋고 자부심과 자긍심도 생겼다”고 말했다. LA에서 찾아온 피터 장 씨는 “처음으로 직접 한복 전시회를 보면서 한복의 우수성을 실감했다”면서 “선조들의 섬세함에 새삼 감탄하고 돌아간다”고 전했다.
이 회장은 “의생활에 고스란히 담긴 한민족의 지혜를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며 “기회가 되면 한복을 더 많이 들여와서 대여, 체험할 수 있는 박물관을 만드는 게 꿈”이라고 밝혔다.
▶주소= 136 S Main St, Jonesboro, GA 30236), 웹사이트= www.artsclayton.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