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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곳에 가면 평화가 있다…오순절 평화의 피정집

New York

2009.10.19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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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령기도회·피정 등으로 ‘마음의 안식처’ 역할
18일 아침 일찍 퀸즈에서 출발해 뉴저지와 펜실베이니아에 걸쳐 있는 80번 도로를 승용차로 2시간여 달렸다.

펜실베이니아 포코노를 조금 지나자 ‘오순절 평화의 피정집’으로 가는 출구(Exit 273)에 마침내 도착했다.

출구 표지판에 적혀 있는 지역 이름이 참 이채로웠다. 화잇헤이븐(White Haven)과 프리랜드(Free Land). ‘하얀 안식처’‘자유의 땅’, 평안과 쉼을 주기 위해 설립된 평화의 피정집이 있기에는 너무나 안성맞춤이었다.

출구를 빠져나가기 전 고속도로 왼쪽 산 위에는 커다란 십자가까지 서 있었다. 출발 때부터 내리던 비가 ‘쉼이 있는 땅’으로 들어서자 멈췄다. 햇살이 들면서 색색으로 물든 단풍이 더욱 빛났다.

오순절 평화의 피정집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성모상이었다. 평화의 어머니로 불리는 성모상은 곳곳에 있다. 수녀원 앞뜰에 있는 성모상과 푸른 들판에 두 손을 펼치고 묵주기도를 바치는 모습의 ‘평화의 모후상’은 무려 높이가 10m에 이른다.

“성령 넘치는 기도회”=수녀원 왼쪽으로 난 오솔길을 따라 조금만 가면 성당과 피정집이 나온다. 이곳에서는 매월 셋째주 일요일 오전 11시에 성령 기도회가 열린다.

이날 뉴욕·뉴저지를 비롯해 델라웨어, 펜실베이니아주 등지에서 온 15명의 신자들이 찾았다. 많이 올 때는 50여명이 함께 하는 기도회는 이날 궂은 날씨 때문인지 많이 참석하지 못했다.

여느 기도회와 집회와 사뭇 달랐다. 둥그렇게 둘러앉아 기타와 키보드에 맞춰 성가를 불렀다. 1곡씩 부른 후 수녀들이 성경 구절을 읽는가 하면 말씀을 전하기도 했다.

묵주기도 성월 10월에 열린 이날 기도회에서는 묵주기도(로사리오)가 은총을 체험할 수 있고 그리스도의 삶을 살아가기로 다짐할 수 있는 중요한 기도임이 재차 강조됐다.

신자들은 ‘두 팔 펼치시고 사랑의 눈길로 항상 돌보시며 눈물짓는 평화의 어머니 성모 성심이여, 우리의 마음을 당신께 바치며 당신 모습 닮고자 한다’며 끊임없이 기도하고 찬송했다.

이들은 찬양할 때 기쁨이, 감사할 때 평화가, 간구할 때 하느님을 더욱 알 수 있다는 것을 체험하면서 눈물을 흘리며 뜨겁게 기도했다. 2시간 계속되면서 어떤 이는 간증을 하고 기도문을 읽었다.

마리아 윤(뉴저지 메이플우드한인성당)씨는 “나에게 피정집은 평화가 넘치는 천국과도 같은 곳”이라며 “기도 할 제목이 있을 때마다 꼭 이 곳에 온다”고 말했다. 윤씨는 피정집이 생길 때부터 지금까지 10년 가까이 찾고 있다.

피정집 인근에 사는 소피아 이씨는 “신기할 정도로 많은 축복을 받는다”며 “특히 수녀님들의 검소함과 영성을 많이 배우고 있다”고 자랑했다. 이씨는 개신교에서 개종해 이 곳에서 세례를 받았다.

전은주씨는 “피정집은 마음을 깨끗하게 해주는 필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들은 기도회를 마치고 성당에서 수녀원까지 걸어가면서 묵주기도를 바친 후 각자 마련해 온 음식으로 점심을 먹고 친교를 나눴다. 오후 3시에 열린 미사 참례 후 각자 집으로 떠났다.

“축복의 땅”=2000년 대희년에 한국 ‘오순절 평화의 마을’ 설립자인 오수영 신부가 미주 오순절 평화의 마을을 세웠다.

75에이커 넓은 땅에 맨 먼저 피정의 집이 세워졌다. 2003년 마구간으로 사용했던 곳에 성당을 짓고 수녀원 옆에 대형 성모상을 건립했다. 뉴욕·뉴저지 한인 신자뿐 아니라 지역 주민들도 많이 찾고 있는 지역의 명물로 자리잡았다. 최근에는 수녀들이 기거하는 수녀원도 개보수 공사를 마쳤다.

아름다운 자연 속에 자리 잡은 평화의 마을은 제반 시설이 제 모습을 찾아가는 동안 영적 재충전과 편안한 쉼을 위한 각종 프로그램을 마련해 신자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미셸 김 수녀는 “많은 분들이 오셔서 기도하고 응답을 받는 것은 평화의 집 곳곳에 성령의 힘이 넘쳐나기 때문”이라며 “앞으로도 어머니의 품처럼, 고향처럼 따뜻함이 있는 피정집으로 만들어 가도록 기도 하겠다”고 다짐했다.

평화의 피정집에서는 매월 첫째 토요일 오후 7시엔 토요피정과 토요특전미사가, 셋째 일요일 오전 11시 성령기도회(미사 오후 3시)가 열린다. 청년들을 위한 묵주기도 피정(첫째 토요일 오전 10시30분)과 청년 펌프 모임(첫째 일요일)도 따로 마련됐다.

피정 프로그램은 인기다. 개인과 단체로 나눠 일반 피정과 성경통독 피정 등으로 진행된다. 피정은 일상에서 벗어나 피정의 집이나 수도원서 기도하고 묵상 등을 통해 신앙을 키우는 수련의 방법이다.

▶평화의 피정집: 484 Pump Rd., Weatrerly PA 18255(ww.peaceretreat.us, 570-427-2467)

정상교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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