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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근황
New York
2021.04.16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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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문은 걸었어도
울타리를 넘어가는 향은 잠글 수 없어
모서리를 깎아내고
몸 비듬을 털어내고
바다의 속살을 닮아간다는 사람
진즉에 새싹을 보았지
둥근 탁 노래를 할 때부터
네모난 식탁
길쭉한 식탁
옆 사람만 앞사람만 볼 수 있지
원 식탁
빙글빙글
둥글 둥글게
모여 앉자
동그랗게 입을 모아 동그란 눈동자에 빛을 모으던 사람
사과도 달도 얼굴도 구릉도
처음부터
네모는 없었던걸
각을 만들어 각을 세우다
모서리에 눈을 찔려 넘어졌다
일어난 사람
아무렴 스러졌다 아무나 일어나는 것은 아니지
천둥을 삼켜 노래를 만든
목소리에 물소리가 흐르는
움직이는 산수화
절벽에 선 소나무
곽애리 / 시인·뉴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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