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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맥아더공원 갈매기

Los Angeles

2021.04.2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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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는 바다에만 사는 줄 알았다

흰 몸에 오리발 갈퀴로 헤엄치다
떠올라 날고
잔디밭 까마귀떼와
흩어진 바둑판 같게 어울려
어지럽기만 하다
넓은 바다 놓아 두고
건너편 내어다 보이는
도심의 호수에 와 머물며
경관 살리기 위해
그 갓길이 된 도심의 굽은 길
달리는 자동차 나란히 날아
도시의 습성에 익은 새떼
공중화장실 지붕 둥지 삼아
새끼들마저 거느리고
퇴화한건지 동화하는건지
진화 위한 시도로서인지
고향 떠나 온 이들 시름마저
접은 날개로 감싼다

아니란 듯 아니란 듯
야자수 나무 잎들 손 젓고 있다


김신웅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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