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무비자 입국 증가속 개별 자유여행 늘어···한국인들 이젠 '소규모 맞춤식 관광'

Los Angeles

2009.11.06 17:32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호텔·렌터카 예약 스스로…자신만의 시간 즐겨
로컬 업계도 새 트렌드 맞춰 상품 개발 '한창'
한국에서 사용하던 휴대폰은 국제로밍을 해왔고 호텔은 인터넷으로 미리 예약해 둔 상태였다. 한씨는 사전에 알아본 관광명소와 테마파크, 쇼핑을 즐기며 10일간의 남가주 여행을 아무런 불편없이 마치고 귀국했다.

한인 여행사는 찾을 생각조차 안했다. 이번 미국여행에서 항공권과 호텔 숙박에 최소한의 비용을 썼고 나머진 개스비와 쇼핑, 식사비에 썼고 시간에 구애없이 자유롭게 여행을 했다. 이처럼 한국에서 미국으로 오는 여행 트렌드가 지각 변동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씨의 경우를 놓고 보면 지난 6개월 동안 미국을 찾는 한국 관광객 숫자가 급증하고 있지만 한인타운 호텔과 관광업체에 돈이 돌지 않는 '미스터리'가 이해된다.

내년 관광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작 로컬업체의 수요로는 연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런 예상에는 개별자유여행(FITㆍFree Individual Tour)이 중심에 있다.

사실 올초만 해도 한국 관광객이 크게 늘 것이라는 전망이었으나 상반기에는 환율 영향 후반기에는 신종플루의 '장벽'에 막혀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무비자 입국객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갈수록 늘고 있는 편이다.

지난해 11월 한미간 무비자 시행후 지금까지 국적 항공사를 이용해 미국을 방문한 입국객은 12만명 이상이다. 특히 환율이 안정되기 시작한 6월 이후부터 무비자 입국자수는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무비자 입국자 증가와 함께 나타나는 특징적인 현상은 FIT 확산. 기존처럼 로컬 한인 여행사를 이용해서 미국을 여행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에서 미리 정보를 얻고 예약까지 끝내 자신만의 일정으로 여행하는 한국인 관광객이 크게 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한인 관광업체들은 FIT 시장 확대에 따른 준비에 한창이다.

우선 가장 발빠른 행보를 하고 있는 로컬 여행사는 하나투어다.

하나투어 이영문 지사장은 "더이상 '깃발 부대'로 대표되는 패키지 여행은 성장하지 못할 것"이라며 "호텔과 렌트카만 빌려주고 현지에서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트렌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즉 단체 관광보다는 4~6명씩 오는 여행객을 가이드가 숙박이나 쇼 식당을 알려주는 식이 될 거라는 설명이다.

하나투어가 운영하는 LA국제공항과 한인타운을 잇는 전세버스도 이런 준비의 일환이다. 미국에서 FIT 여행의 가장 걸림돌은 교통. 광대하기 짝이 없는 미국 특히 서부지역은 교통이 해결되지 않고는 FIT 활성화가 힘들기 때문이다.

지난달 미 전역 여행사 대표와 가졌던 미팅도 이를 위한 스텝 중 하나이다. 각 지역 관광회사가 파트너십을 갖고 FIT 여행에 참여하는 방식이다. 게다가 본국 모기업이 이미 FIT 사업부를 만들고 FIT 여행객을 위한 '아이 윌(I will)'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삼호관광은 'FIT 시대'를 앞두고 소규모ㆍ맞춤식 관광을 안착시킨다는 전략이다. 신종플루로 주춤했던 계ㆍ동창회ㆍ산악회 모임 등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고 인센티브 여행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또 패키지 여행에 없는 쇼핑을 원하는 고객을 위해 아울렛과 명품샵만을 방문할 수 있는 코스도 개발 중에 있다. 또 자녀 유학을 앞두고 대학 순회 등의 여행 콘텐츠도 준비해 놓고 있다.

최재완 부장은 "가이드들이 15인승 버스를 운전할 수 있도록 회사에서 운전면허증 B클래스 취득을 권하고 있다. 단발성 어학연수부터 문화체험 교육 투어 등이 활성화 될 것으로 본다"며 "에어텔 개념의 여행도 활성화 시키고 B2B(기업간) 여행도 향후 수익 창출에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아주관광은 FIT를 위한 별개의 여행을 계획하기 보다 가격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로컬 여행의 고급화를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한편 일본의 경우 FIT가 전체 여행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한국도 점차 이런 패턴으로 이동할 것으로 여행업계는 보고 있다.

☞FIT란

개별자유여행으로 불리며 소비자가 호텔과 숙소를 정하고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관광 상품을 말한다. 가이드를 따라서 정해진 코스를 가는 기존의 패키지 관광 상품과는 구별된다. 호텔과 숙박을 묶은 에어텔도 일종의 FIT 상품이다. FIT가 보다 상위개념인 셈이다.

글.사진=최상태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