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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 없는 인터넷 이야기 2 - 카페의 기능] "걱정마, 뉴질랜드엔 7촌 아저씨가 살잖아"

Los Angeles

2009.11.08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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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전 한국에서 사회적 신드롬으로 크게 유행했던 사이트가 아이러브스쿨이다. 회원으로 가입할때 초중고대학교의 입학과 졸업연도를 입력하면 자신과 오랫동안 연락이 끊겼던 동창들을 찾았다.

미국에도 이런 사이트가 있었지만 한국만큼 성공적이지는 못했다. 물론 아이러브스쿨은 한방에 사라졌다. 덕분에 그곳에 의지해서 오래된 동창들과 연결됐던 사람들은 지금 다 끊어진 상태다.

전도유망하고 한때 대박이라고 불렸던 그 사이트가 망한 이유야 숨은 뒷이야기들이 많겠지만 아이디어를 제대로 담지 못한 경영의 미숙이 꼽힐테다. 이런 동창 사이트의 발달로 그 툴이 되었던 '카페'들이 포털사이트들의 대세가 됐다. 이전에야 이메일때문에 포털에 들어갔지만 카페가 포털 방문의 미끼가 되기도 했다.

물론 지금도 카페 매니아들이 많다. 지금 카페는 이메일만큼 성공한 포털의 밥줄이다. 이메일은 솔직히 포털입장에선 미끼일뿐 광고조차도 어려운 수익모델이 아니다. 다시 말해서 비용대비 이익이 거의 제로에 가까운 툴이다.

반면 카페는 다르다. 카페는 포털 회원중에서 카페회원을 가입시키는 시스템이라서 카페주인이 맘컷 마케팅도 베네핏도 제공할 수 있는 사이버 동아리인 것이다. 수년전부터 카페를 통해서 상품정보를 제공하고 심지어는 카페스토어를 허용하여 포털이 또다른 수익을 창출하기도 했다.

왜 누구나 아는 카페를 거론하는냐는 의문이 있을 수 있겠다. 최근 카페의 재발견이 있었다.

아이러브스쿨이나 초창기 카페에 비해서 포털 및 네티즌 인구가 비할 수 없이 많이 늘었다. 젊은층은 물론 60~70대도 네티즌이 됐다. 그래서 이전에는 없었던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미국에 거주하는 이영씨(가명ㆍ39세)의 가족 얘기다.

한국의 포털에 이씨의 가족들만의 카페가 있다. 친정식구들로 구성됐는데 부모세대가 8남매가 있어서 외사촌들을 따져보면 20~30명이 네티즌이다. 이들은 한국 뉴질랜드 캐나다 이씨같이 미국에 거주하는 까닭에 최근 10년간 한번도 본적이 없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예전에는 부모세대들이 어느집에 누가 뭘 했다더라 애를 몇 낳아더라 이런 식으로 친척의 안부를 알렸지만 카페를 개설한 후에는 가족들의 사진들이 소식과 함께 모두 올려져 있기에 친척 안부를 모르는게 없게 됐다는 것이다.

이제 시간이 지나면 인터넷 세대들이 다음 세대로 넘어간다. 몰라도 그만일지 모르지만 친척들인데 글로벌 시대인데 내 아들이 뉴질랜드에 배낭여행을 가도 친척 누구네 몇째 아들집에 가서 묵을 수 있다고 생각해보라. 돈도 돈이지만 그런게 사는게 아닌가 싶다.

장병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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